‘올림픽의 꽃’ 육상에서 한국은 역대 두 개의 메달을 따냈다.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월계관을 썼고, 4년 후 애틀랜타올림픽에서는 이봉주가 같은 종목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일제 강점기이던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는 고(故) 손기정옹이 일장기를 달고 금메달을 딴 바 있다.
26일 개막하는 파리올림픽에서 한국은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28·사진), 남자 경보 20㎞ 최병광(33), 남자 세단뛰기 김장우(25) 단 세 명이 출전한다. 7명을 파견한 2021년 도쿄올림픽보다 더 작은 규모로, 한국 육상이 올림픽 마라톤 출전권을 따내지 못한 것은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48년 만이다.
‘스마일 점퍼’ 우상혁은 트랙&필드 종목에서 한국 최초의 올림픽 메달 수확을 기대하고 있다. 높이뛰기 선수로서는 크지 않은 188㎝의 키, 균형 잡기에 어려움을 주는 짝발. 이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우상혁은 세계적인 육상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파리는 우상혁에게 세 번째 올림픽 무대다. 2016년 리우 대회에서는 2m26으로 결선 진출에 실패했고, 2021년 도쿄 대회에서는 랭킹포인트 순위로 올림픽행 막차에 올라탔다. 결선에서 그는 2m35로 4위에 올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후 2022년 세계실내선수권 우승(2m34), 세계선수권 2위(2m35), 2023년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2m35) 등 한국 육상 최초의 기록을 잇달아 세우며 일찌감치 파리행 티켓을 따냈다.
우상혁의 개인 최고 기록은 2m36. 그는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2m37에 도전한다. 올해 실내경기에서 두 차례 2m37에 도전해 아쉽게 실패했지만 파리에서는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는 “도쿄올림픽 이후 3년간 출전한 모든 경기가 파리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한 과정이었다”며 “신체적인 한계가 있지만 더는 단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파리에서 경기는 즐기고, 좋은 결과도 얻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파리올림픽 육상은 현지시간으로 8월 1일부터 폐회일인 11일까지 열린다. 경보 남자 50㎞가 사라진 대신 남녀 한 명씩 팀을 이뤄 42.195㎞를 걷는 마라톤 경보 혼성 계주가 새로 채택됐다. 11일 오전 여자 마라톤이 육상 경기의 대미를 장식한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