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이 프랑스 축구대표팀을 비하하고 인종차별적인 노래를 '떼창'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아르헨티나 부통령이 자국 선수들을 옹호해 뭇매를 맞고 있다. 그는 과거 그룹 방탄소년단(BTS)를 향해서도 "성병 이름 같다"고 조롱해 비난을 받았던 바다.
아르헨티나 언론에 따르면 지난 16일 '미주판 월드컵' 대회인 코파 아메리카에서 우승한 아르헨티나 축구 대표팀이 버스로 이동하던 중 승리감에 도취해 프랑스 선수들을 비하하는 노래를 불렀다.
해당 모습은 엔소 페르난데스 선수(첼시 소속)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켰다가 그대로 노출됐다.
이들이 부른 노래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팬들이 프랑스 선수들을 조롱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프랑스 대표팀 선수들의 부모가 나이지리아, 카메룬 등 아프리카계이며,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 소속)는 성전환자와 사귄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프랑스 축구협회는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소하겠다고 발표했고 페르난데스의 소속팀 첼시는 성명을 내고 페르난데스를 징계하겠다고 알렸다.
페르난데스 역시 SNS에 사과문을 올려 "모욕적인 표현이 포함된 노래를 부른 것에 대해 변명의 여지는 없지만 그 노래가 나 자신의 신념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 가운데 빅토리아 비야루엘 아르헨티나 부통령은 SNS에 "그 어떤 식민주의 국가도 축구 노래나 인정하고 싶지 않은 진실을 말한다고 해서 우리를 협박할 수 없을 것이다. 위선자들은 분노하는 척하지 말라. 엔소, 난 당신 편이다"라는 글을 올려 대표팀을 옹호했다.
비야루엘 부통령은 몇 년 전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무슨 의료보험이나 성병 이름 같다"고 조롱해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비야루엘 부통령의 입장에 아르헨티나 주재 프랑스 대사가 디아나 몬디노 외교부 장관에게 항의하는 등 해당 건이 외교문제로 확산할 조짐이 보이자 결국 아르헨티나 정부는 입장을 표명했다.
대통령의 여동생인 카리나 밀레이 대통령 비서실장은 프랑스 대사에게 직접 부통령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아울러 마누엘 아도르니 대통령실 대변인은 19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부통령의 의견은 아르헨티나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며 (카리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해당 발언에 관해 설명한 것"이라면서 "아르헨티나 정부는 스포츠 열정과 외교 문제를 혼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해명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