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가능성 커지자…홍콩 가상자산시장 '요동' [조아라의 차이나스톡]

입력 2024-07-21 06:30
수정 2024-07-21 06:52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피격 사건으로 재집권 가능성이 커지자 홍콩 가상자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에 비해 가상자산 산업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1일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중국 현물 이더리움 상장지수펀드(ETF) 0.17% 소폭 하락한 8.37홍콩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5일 트럼프의 암살 시도에 홍콩 증시에 상장된 가상자산 ETF 모두 9~10% 뛰었다. 이튿날인 16일에도 장중 3% 강세를 나타냈었다.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수혜주) 기대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투심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홍콩은 지난 4월 아시아 최초로 가상자산 현물 ETF를 승인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은 세계 최초다. 트럼프 대선후보가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자 지난달부터 약세를 보이던 홍콩 증시의 6개 가상자산 ETF 모두 오름폭을 확대했다.

트럼프 후보는 가상자산 시장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의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자신을 '가상자산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에도 "비트코인 채굴은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에 대한 우리의 마지막 방어선이 될 것"이라고 적기도 했다. 공화당은 가상자산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새로운 당 강령을 지난 8일 채택한 바 있다. 지난해 말 포브스는 트럼프 후보가 재집권할 경우 현 정부의 적대적인 가상화폐 정책을 뒤집을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피격 사건으로 생사의 고비를 넘긴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비트코인은 지난 14일 상승세를 보이며 11일 만에 6만달러선을 재돌파했다.

가상자산 규제와 채굴에 대해 옹호하는 트럼프의 재집권이 유력시되면서 비트코인이 당분간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제프리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 연구원은 "올해 11월 미 대선 기간 비트코인이 상승할 것"이라며 "개당 가격은 10만달러를 넘어 내년 말까지 20만달러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