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이 18~19일 이틀 연속 대북 확성기 방송을 했다. 북한이 지난 18일 밤 올 들어 여덟 번째로 대남 오물풍선을 날려 보낸 데 따른 맞대응 조치다.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건 지난달 9일 이후 39일 만이다.
19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후 4시부터 대북 확성기를 가동했다. 방송은 전날과 비슷한 시간과 규모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18일에도 서부전선 일대에서 오후 6시께부터 이날 새벽까지 10시간가량 대북 확성기를 틀었다. 지난달 확성기 가동 때는 2시간만 방송했는데, 이번에는 가동 시간이 5배로 늘어났다. 방송에는 북한 정권의 실상을 알리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앞으로 확성기 방송을 지속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방송 시간이 밤과 새벽에 이뤄지고 지난달보다 길어진 건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 시간에 비례해 대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18일 밤부터 이틀에 걸쳐 우리 지역으로 오물풍선 200여 개를 날려 보냈고, 이 중 40여 개가 경기 북부지역에 낙하했다.
합참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북한이 또다시 저급하고 치졸한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며 “북한 정권은 쓰레기를 살포할 여력이 있다면 경제난과 식량난으로 도탄에 빠져 있는 북한 주민들을 먼저 살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참은 또 “만약 북한이 우리 경고를 무시하고 이런 행태를 반복한다면 우리 군은 필요한 모든 조치를 통해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최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대북 확성기 재개와 추가적인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새로운 형태의 도발, 대응 행태 변화를 예고한 만큼 향후 북한의 맞대응이 우려된다”며 “인천국제공항 등 다중이용시설과 공공기관에 집중적인 오물풍선 살포뿐 아니라 위성항법장치(GPS) 공격, 사이버테러 등을 자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