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 롯데건설 회사채 미매각…연 5.8% 금리로 추가청약

입력 2024-07-19 17:32
수정 2024-07-19 17:39
이 기사는 07월 19일 17:3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롯데건설이 기관투자가 대상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 사태'를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건설채를 외면하는 시장 분위기를 극복하고 절반 이상의 물량을 소화했다는 점에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년 만에 계열사 지원 없이 자금조달에 나선 이 회사는 고금리를 앞세운 추가 청약을 진행해 물량을 모두 매각할 계획이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이날 1년6개월물 1200억원, 2년물 300억원을 비롯해 회사채 1500억원어치의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이 대표 주관을 맡았다. 수요예측 결과 1년6개월물에 570억원, 2년물에 200억원 등 770억원어치 매수 주문이 접수됐다. 완판(완전 판매)에는 실패했다.

업계에서는 롯데건설이 혹독한 시장 분위기를 견뎌내고 선방했다는 평가다. 롯데건설은 2022년 '레고랜드 사태'에 따라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 회사로 꼽혔다. 당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환 압박이 커지면서 모회사인 롯데케미칼이 유동성 지원에 나선 바도 있다. 2022년 10월부터 롯데케미칼이 롯데건설의 회사채에 신용보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지원했다. 이 회사채도 롯데건설의 신용등급인 ‘A+’ 대신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인 ‘AA+’로 평가됐다. 발행금리를 끌어내린 것은 물론 완판에도 성공했다.

올들어 건설채가 시장에서 소화되는 양상이 나타난 것도 롯데건설이 회사채 시장에 홀로 등판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GS건설이 지난 5월에 회사채 1000억원어치를 발행한 바 있다. 개인 투자자를 비롯한 리테일 수요가 상당했다. GS건설의 신용등급은 롯데건설보다 한 단계 낮은 ‘A’ 수준이다. GS건설은 1000억원 모집에 280억원의 주문만 확보했지만 한 달 만에 진행한 추가 청약에서 완판에 성공했다. 주관사들은 롯데건설도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추가 청약에서 물량을 전부 소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금리 메리트도 추가 청약에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북돋는 요소다. 공모 희망금리 상단으로 조달 금리가 책정되면서 최대 연 5.8%의 고금리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매달 이자를 제공하는 ‘월이표채’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한 대형 증권사 회사채 발행 담당자는 “금리가 높게 책정된 만큼 추가 청약에서 목표 물량을 무난하게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