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테마주가 들썩이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희토류를 두고 미국과 중국간 갈등이 격화해 국내 기업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가 일각에서 인 까닭에서다. 희토류는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차세대 산업에 필수로 쓰인다.
19일 유니온머티리얼은 주당 2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 달 전에 비해 6.06% 높은 가격이다. 삼화전기는 한 달 전보다 10.45% 오른 3965원에 거래됐다. 같은 기간 티플랙스 주가는 0.17% 올랐다.
이들 종목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희토류 테마주로 통한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종목마다 실체를 잘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희토류는 세계 매장량의 30%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이 세계 시장의 약 70%를 공급한다. 희토류를 채굴해 원소별로 분리·가공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환경 오염이 발생하는 탓에 선진국에선 생산을 하지 않는 경향이 뚜렷해서다.
국내도 사정이 비슷하다. 국내에서 채굴부터 분리·정련을 거쳐 희토류를 생산하는 기업은 사실상 없다. LS에코에너지가 이르면 올해부터 희토류 공급 사업에 나서는 정도다. 이 기업은 베트남 기업으로부터 희토류를 확보해 가공한 희토류 산화물을 유통할 계획이다.
나머지 기업은 대부분 세라믹·금속 관련 제품을 생산한다. 유니온머티리얼은 미세 세라믹 중 자기성이 있는 ‘페라이트 마그네트’ 사업 부문을 두고 있다. 페라이트 마그네트는 희토류가 아니라 희토류를 일부 대체할 가능성이 있는 소재다. 유니온머티리얼의 공시에 따르면 이 부문의 올 2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19억2850만원에 그친다.
스테인리스강 절삭가공업체인 티플랙스도 사실상 희토류 공급과는 큰 관련이 없다. 몰리브덴 등 희토류 소재를 활용·유통하는 기업이라 공급망 불안이 발생할 경우 오히려 매출에 악영향이 될 수 있다.
희토류 테마주는 ‘트럼프 1기’ 이후 반사 이익도 크게 보지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막바지인 2020~2021년 주가가 오른 이후 주가가 지지부진하거나 하락세를 타고 있다.
희토류 공급망 갈등이 이미 해묵은 일이라는 것도 관건이다. 중국은 각종 정책을 통해 자국 희토류 생산·공급량을 통제하고 있다. ‘트럼프 2기’가 출범하더라도 중국이 완전히 새로운 정책을 내놔 공급망을 흔들 여지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희토류 채굴·유통 사업을 높은 비중으로 영위하는 해외 기업만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도 트럼프 1기 이후엔 영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매출이 50% 이상이 희귀금속 관련 사업인 기업 20여곳에 투자하는 반에크 레어 어스·스트래티직 메탈 ETF(REMX)는 지난 3년간 수익률이 약 -18.8%다. 이 ETF의 가격은 2022년 4월 121.98달러를 기록한 이래 2년 이상 내리막을 타 전날 43.09달러에 장을 마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