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이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포기하기로 결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고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민주당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펠로시 전 의장의 비공개 논의 내용을 잘 아는 민주당 관계자 3명은 펠로시 전 의장이 일부 민주당 하원 의원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조만간 대선에서 물러나도록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 관계자들은 또 일부 민주당원들이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레이스를 계속할 경우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결국 백악관을 넘겨주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최대 우군'으로 불리는 펠로시 전 의장은 지난달 27일 첫 대선 TV 토론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소위 '고령 리스크'가 불거졌을 때도 그의 곁을 지켰다. 그러던 펠로시 전 의장은 지난 10일 방송에 출연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우린 그가 그 결정을 내리길 독려하고 있다"고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었다.
당시 펠로시 전 의장의 이런 발언을 놓고 뉴욕타임스(NYT)는 "펠로시 전 의장이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놓고 재고할 시간이 아직 존재한다는 강력한 공개적 신호를 보냈다"며 "이 같은 발언은 당내 분열을 감안해 과열된 민주당 지지층에 방향 전환의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해석했다.
민주당 안팎의 사퇴 압박에 수세에 몰린 바이든 대통령은 접전지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유세 도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델라웨어 사저에서 자가 격리 중이다. 그는 지난달 소위 '고령 리스크'를 노출한 대선 후보 첫 TV 토론 이후 전방위적 후보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 사퇴 요구를 완강히 거부하면서 인터뷰, 유세, 의원들과의 개별 접촉 등을 통해 완주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그런데도 민주당 최고 지도부를 비롯한 그의 핵심 지원군들마저 '결단'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사면초가 상황에 직면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을 내려놓을 경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직을 이어받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후보 사퇴론에 대해 다소 누그러진 반응을 보이며 당내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한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CNN에 "바이든 대통령이 비공개적으로 의회 인사들의 의견을 계속 청취하고 있다"며 "(후보 사퇴론에 대해) 공개적인 자리에서처럼 반감을 보이진 않는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이르면 20~21일 이번 주말께 대선 후보직을 내려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이날 "몇몇 민주당 최고 지도자들에 따르면 당 지도부와 가까운 친구들의 압박이 커지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주말 안에 대선 출마를 포기하기로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