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기업 넷플릭스가 지난 2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가입자 수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월가에서는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이외에 광고, 게임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한다는 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최근 목표주가를 20%가량 높였다.콘텐츠 성공이 가입자 순증 이끌어18일(현지시간) 넷플릭스는 장 마감 후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 2분기에 가입자 수가 805만명 증가해 총 2억7765만명을 기록했다고 알렸다. 시장 예상치(487만명)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순증 가입자 수는 직전 분기(933만명)보다는 줄었지만, 총가입자 수는 지난해 2분기(589만명)보다 16.5% 늘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8% 불어난 95억5900만달러로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95억3000만달러)를 상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2.5% 급증한 26억300만달러를 올렸다. 주당 순이익(EPS) 역시 전망치(4.74달러)를 웃돈 4.88달러를 기록했다.
넷플릭스는 올해 연간 매출 증가율이 15%로, 종전에 예고한 13%보다 높아질 것으로 자체 전망했다. 다만 3분기 가입자 수는 1년 전 기록한 880만명보다는 적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호실적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브리저튼 시즌3’, ‘베이비 레인디어’, ‘언더 파리스’ 등 신규 콘텐츠의 인기 덕분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넷플릭스의 급성장은 다른 경쟁업체들이 고객 유치와 신규 콘텐츠 제작 비용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동안 진행됐다”고 분석했다. 넷플릭스도 주주 서한에서 “많은 경쟁자가 프리미엄 콘텐츠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시청률이 낮다는 것이 그들의 과제”라고 밝혔다.
닐슨 데이터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최근 미국에서 전체 TV 시청 시간 중 8% 이상을 차지했는데, 이는 다른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의 두 배 이상 수준이다.광고로 사업 확장넷플릭스는 2022년 가입자 수가 둔화하는 것을 목격한 이후 매출 증대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펼쳤다. 지난 5월 자체 광고 플랫폼을 출시했고 크리스마스에 스포츠 생중계를 방영하는 등의 조치를 마련했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화제가 되는 독점 라이브 엔터테인먼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언급했다.
광고 사업은 순항 중이다. 광고를 포함하는 요금제 회원은 전 분기 대비 34% 늘었다. 2분기 신규가입자의 약 절반(45% 이상)을 차지한다. 회사 측은 주주에게 보낸 서한에서 “광고가 아직 매출 증가의 주요 동력이 되는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내년에는 주요 스폰서를 유치할 만큼 가입자 수가 충분히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사업 계획으로는 게임 부문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측은 “올해 안에 우리의 역대 최대 규모 TV 시리즈인 ‘오징어 게임’ 시즌 2 공개에 맞춰 이 시리즈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멀티플레이어 게임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인기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게임 타이틀을 매달 출시할 계획이라고도 덧붙였다. 회사 측은 “그동안 이런 게임 몇 편을 출시한 결과 넷플릭스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게임이 특히 시리즈나 영화 공개에 맞춰 출시할 경우 매우 매력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투자은행, 목표주가 20% 상향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큰 움직임이 없었다. 장 마감 후 종가 대비 상승폭이 1.7%까지 확대됐다가 이내 상승분을 반납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넷플릭스가 내년부터 가입자 수를 보고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은 성장에 대한 자신이 없다는 신호라고 해석한다”고 CNBC는 전했다.
하지만 실적발표를 앞두고 넷플릭스의 목표주가를 높이는 분석가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주가 상승 기대는 커진 상태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넷플릭스의 목표 가격을 기존 700달러에서 780달러로 상향했고 JP모간은 650달러에서 750달러로 조정했다. TD코웬은 775달러로 산정했다. 2021년 10월 말 기록한 넷플릭스의 역대 최고가(690.31달러)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금지 정책이 수익으로 이어진 점, 게임, 광고, 스포츠 생중계 등 새로운 수익원이 성장을 이끌 수 있다고 분석가들은 판단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