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가 차세대 원전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선 8기 후반을 맞아 원전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지역 내 원전 기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잇따라 내놨다.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이 열리며 한동안 침체했던 원전산업이 부활하면서 지역 업체들에도 활력이 돌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상남도는 올해부터 2029년까지 6년간 국비 170억원을 포함해 총 221억원을 지원하는 ‘에너지기술공유대학’으로 에너지 혁신 기술 역량을 갖춘 인력을 육성한다고 18일 발표했다.
에너지기술공유대학은 정부가 에너지 인력 양성 중장기 전략에 맞춰 벌이는 광역 협력 공모사업이다. 경남을 비롯해 부산, 울산, 경북 등 영남권 4개 시·도가 원자력산업을 기반으로 에너지기술공유대학 사업을 함께 추진한다. 지난해 12월 출범식을 열고 업무협약을 맺었다.
경남에서는 도와 함께 경상국립대, 인제대, 경남테크노파크, 한국재료연구원 등이 참여한다. SMR 기기·부품 설계·제조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원자력과 방사선 안전 규제 전문인력 양성, 산·학·연 네트워킹, 기업 연계 취업 지원 등을 추진한다.
도 관계자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이자 무탄소 전력 생산을 할 수 있는 원전 분야에서 SMR 등 차세대 원전 기술을 선도할 지역 전문인력을 키워 원전산업 수요에 대비할 것”이라며 “원자력 전 주기 교육과정 구성을 통해 원전 기업 집적지인 경남 원전산업에 특화한 고급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또 지역 원전 중소·중견기업이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원전 기업 수요 맞춤형 패키지 지원사업’을 확대 추진한다. 사업 주관 기관인 경남테크노파크를 통해 지난 5월 자이언트케미컬·상림엠에스피·성화산업 등 6개 회사를 1차 선정했고, 이달 들어 SNT에너지·범성·한국플랜테크·진영티비엑스·ISL계기 등 5개 기업과도 협약을 체결했다.
도는 선정된 기업에 시제품 제작과 시험평가, 기술이전 등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각종 인증 획득과 지식재산권(IP) 및 디자인 개선도 돕기로 했다. 전시회 참가 등 마케팅 비용 역시 지급한다.
도는 원전 생태계 복원과 활성화를 위한 원전산업 육성 정책의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원전 기업 수요 맞춤형 패키지 지원사업을 추진해왔다. 11개 기업에 8억7000만원을 지원해 인력 채용 17명, 매출 증대 134억원, 계약 56건(104억원), 인증 획득 7건 등의 성과를 냈다.
동시에 기존 원전산업 기술력 제고는 물론이고 SMR 등 차세대 원전 기술 개발, 금융, 판로 개척 등도 적극 지원 중이다. 특히 대기업에서 중소기업 중심으로 변화하는 원전산업 시장 기조에 맞춰 중소기업의 제조 기술력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원자력 분야 전문인력을 배출하려면 설계에서 제작, 운영, 환경 복원과 처분까지 원자력 전 주기에 관한 교육과정이 필요하다”며 “지역대학, 연구기관, 기업과 협력해 글로벌 원전산업 중심지로 경남의 위상을 확고히 다지겠다”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