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블랙핑크 공백 '후폭풍'…고꾸라진 주가에 개미들 '비명'

입력 2024-07-18 16:06
수정 2024-07-18 16:22


국내 엔터주들의 2분기 실적 눈높이가 잇달아 낮아지고 있다. 작년 크게 늘어났던 해외 음반 수출은 물론 콘서트 실적도 올해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면서다. 증권가에서는 엔터주 약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18일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0.7% 하락한 3만5300원에 마감했다. 장중 3만4650원까지 내려가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하이브도 장중 한때 18만700원까지 내려가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하이브는 이날 1.37% 오른 18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엔터주들은 올 상반기부터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하이브는 최근 한 달(6월18~7월18일) 사이 7.45% 빠졌고 와이지엔터(-12.62%), 에스엠(-9.96%)도 약세였다. 유일하게 JYP엔터만 1.75% 소폭 올랐다.

엔터주들의 2분기 예상 실적이 부진해지면서 주가도 고꾸라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브, 에스엠, JYP엔터테인먼트,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 4개 주요 연예기획사 업체들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예상치 평균) 합산액은 141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 합산액인 1747억원 대비 19.2% 감소했다.

업체별로 보면 와이지엔터테인먼트가 한 달 사이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가 150억원에서 69억원으로 54% 줄어 가장 감소폭이 컸다. 엔터주 대장주인 하이브는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같은 기간 17.7% 줄어 755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에스엠(-9.16%), JYP(-19.52%)도 눈높이가 크게 낮아졌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악화의 배경으로 주요 아티스트의 부재, 중국 내수 경기 부진 등을 꼽고 있다. 하이브와 와이지엔터는 간판 아티스트인 BTS와 블랙핑크가 각각 병역과 계약 문제로 사실상 활동 공백인 상태다. 중국 판매량 비중이 높았던 에스엠은 중국 내수 경기가 부진해지면서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작년 엔터주 주가 상승을 이끌던 해외 앨범 판매도 올해 부진한 상황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음반 수출액은 1794억원으로 작년 대비 2% 감소했다. 상반기 기준 음반 수출액이 감소한 건 2015년 이후 9년만이다. 특히 중국 음반 판매량은 전년대비 18.7%나 급감했다.

주가 하락에도 엔터주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여전히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브의 주가수익비율(PER)은 42.75배, JYP엔터는 21.49배, 에스엠은 22.33배 수준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엔터사의 하반기 실적을 보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비용 이슈 등으로 대부분 예상치를 하회할 전망"이라며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한꺼번에 반영되는 하반기를 유심히 봐야 향후 반등세를 점칠 수 있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