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혐의와 관련해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사진)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대규 부장검사)는 이날 SM엔터 시세 조종 혐의로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남부지검은 "김 위원장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보다 높게 고정시키기 위해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은 앞서 김 위원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지난해 2월 SM엔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시세를 조종한 데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SM엔터 주가를 하이브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할 목적으로 시세를 조종했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하이브가 공개매수에 실패한 직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SM엔터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여 최대 주주 자리를 꿰찼다.
검찰은 카카오가 지난해 2월16∼17일과 27∼28일에 약 2400억원을 동원해 SM엔터 주식을 장내 매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총 553회에 걸쳐 고가에 매수했고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에 주식 대량 보유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혐의도 받는다.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지난해 11월 김 위원장과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됐지만 올 3월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을 받는 중이다.
김 위원장은 이달 9일 SM엔터 시세 조종 혐의로 처음 검찰에 소환됐다. 검찰은 또 김 위원장의 측근인 황태선 카카오 CA협의체 총괄대표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건 첫 조사 이후 8일 만이다. 당시 검찰은 김 의장을 상대로 약 20시간에 걸쳐 밤샘 조사를 진행했다.
카카오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는 최고조로 치닫는 분위기다. 카카오는 SM엔터 시세 조종 의혹뿐 아니라 △바람픽처스 인수 관련 시세 조종 △카카오T 블루 콜 몰아주기 △가상화폐 횡령·배임 등 각종 의혹에 휘말린 상태다.
김 위원장 변호인단은 “김 위원장은 지난해 SM엔터 지분 매수에 있어 어떠한 불법적 행위도 지시·용인한 바 없다"며 "이 건은 사업 협력을 위한 지분 확보의 목적으로 진행된, 정상적 수요에 기반한 장내 매수였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럼에도 검찰이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점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향후 영장 심문 과정에서 이를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