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주들이 수출 기대감에 단기간에 큰 폭 상승했다. 수출 성장세를 감안해도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키움증권은 K-푸드 테마에서도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걸로 보고 있다. 옥석을 가리는 기준으로는 ‘생산능력’을 제시했다.
17일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코스피 음식료품 업종지수는 2분기에만 30% 이상 상승했다”고 말했다. 불닭볶음면의 인기에 힘입은 삼양식품의 ‘깜짝 실적’과 라면 이외 품목도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강해진 덕이다.
가장 먼저 주목받은 K-푸드 수출품을 라면이다. 박 연구원은 “작년 한국 라면의 글로벌 수출액은 1조원을 넘어섰고, 미국·중국 현지 생산을 통해 판매된 매출액을 합친다면 ㅇ련간 2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표적인 라면 관련 종목인 삼양식품과 농심의 주가의 희비는 엇갈렸다. 연초 이후부터 지난 12일까지 삼양식품은 175%가량 올라, 농심(10%)을 크게 압도했다. 두 회사의 시가총액도 역전돼 삼양식품이 1조8000억원 가량 앞서고 있다.
주가 흐름이 달랐던 배경으로 박 연구원은 “두 회사의 생산능력 증가율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삼양식품은 내년 5월에 밀양 2공장이 완공되면 생산능력이 40% 정도 증가하게 된다.
반면 농심은 현재 확정된 생산능력 증설 계획이 올해 4분기의 미국 2공장 라인 증설에 불과하다. 생산능력 증가율이 2% 수준에 불과하다고 박 연구원은 지적했다. 그는 “농심은 국내에 수출 전용 공장 구축 계획을 갖고 있지만, 빠르면 2026년말께 완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같은 관점에서 ‘검은 반도체’로 불리기도 했던 김은 크게 기대할 게 없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공급량이 줄면서 품귀현상이 발생해 한국에서 가격이 급등한 것이 주가 급등의 배경이었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원초 공급 부족이 어느 정도 안정화된 뒤 살펴볼 필요는 있겠으나, 현재 시점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소비층이 유의미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고 지적했다.
냉동김밥의 경우 장기적으로 살펴볼 만하다는 평가다. 생산설비가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산업화 수준이 낮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냉동김밥 1개 라인을 가동하는 데 약 80명의 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질 정도로 생산 자동화 수준이 낮다”며 “현재 매출 규모에서 수익성이 어느 정도 확보될 수 있는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