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경기북부에 폭우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기상청이 서울 동남·동북권에도 호우주의보를 발효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8시 15분을 기해 송파구, 강남구, 서초구, 강동구(동남권)와 노원구, 성북구, 중랑구, 광진구, 동대문구, 도봉구, 강북구, 성동구(동북권)에 호우주의보를 내렸다. 호우주의보는 3시간 강우량이 60㎜ 또는 12시간 강우량이 110㎜ 이상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때는 우산을 써도 제대로 비를 피하기 어렵다. 또 하천이 범람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이날 오전 서울에 앞서 경기 파주시, 연천군 등 경기북부에 극한 호우가 시작됐다. 파주시 문산읍 일대는 이날 오전 7시를 전후해 시간당 100.9㎜에 달하는 비가 쏟아지고 있다. 오전 5시께는 판문점 일대에 시간당 86.0㎜의 폭우가 내렸다. 파주의 누적 강수량은 오전 7시 기준 판문점 269.0㎜, 문산 148.3㎜ 등이다. 연천군 백학면에는 127.0㎜의 물폭탄이 떨어지고 있다.
이에 현재 파주, 연천, 포천, 양주, 동두천 등 5개 시·군에 호우경보를, 남양주, 양주, 가평 등 3개 시·군에 호우주의보를 발령한 상태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까지 경기북부에 30∼70㎜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극한 호우가 이어지면서 기상청은 올해 들어 처음 수도권에 호우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기상청이 직접 보내는 호우 긴급재난문자는 '1시간 강수량이 50㎜ 이상이면서 3시간 강수이 90㎜ 이상'인 경우와 '1시간 강수량이 72㎜ 이상'인 경우에 발송한다. 현재 수도권·전남·경북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비 피해 신고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16일 오후 8시께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에서 높이 5m짜리 나무가 쓰러져 처리됐다. 파주시 탄현면과 구리시 교문동에서도 가로수 전도 사고가 발생했으며 포천시 일동면에서는 주택 화장실 하수구가 역류하기도 했다.
출근 중인 시민들도 쏟아지는 비에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경기북부에서 서울로 차를 몰고 출근하는 이모(48)씨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와이퍼를 가장 강하게 켜도 시야 확보가 잘 안 되고 앞이 잘 안 보인다"고 했다. 서울 여의도로 출근하는 박모(28)씨는 "우산을 쓰나마나다. 옷이 다 젖었고, 양말은 벗어서 말려야 한다"고 했다. SNS 등에서도 시민들은 "비가 미쳤다", "극한 호우"라며 영상이나 사진을 공유하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