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9·미국)가 자신의 골프 인생에서 가장 뼈아픈 패배를 안겨 준 선수로 한국의 양용은을 꼽았다.
AP, 로이터 등 외신을 종합하면 우즈는 이번 시즌 마지막 메이저 골프 대회 브리티시 오픈(디오픈) 개막을 하루 앞둔 17일(한국시간) 열린 기자회견에서 양용은에게 역전패를 당해 우승컵을 넘겨줬던 2009년 PGA 챔피언십을 언급했다. 지난 6월 US오픈에서 우승을 놓쳐 상심한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를 위로하기 위함이었다.
우즈는 "나는 그전까지 메이저 대회에서 역전패를 당한 적이 없었다. 당시 나는 선두였다. 양용은에게 패배를 당한 뒤 회복할 때까지 꽤 긴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이어 매킬로이에게 "나도 많은 퍼팅을 놓쳤다. (은퇴한 미국프로농구 스타) 마이클 조던도 많은 슛을 놓쳤다. 중요한 것은 계속 위닝샷을 쏘는 거다. 그리고 나도 여전히 마지막 퍼트를 하고 싶다"고 재차 위로했다.
우즈는 이런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맥길로이 휴대폰에도 보냈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맥길로이는 US오픈에서 패배한 뒤 상심에 빠져 전화번호까지 바꾼 상태였기에 격려 메시지도 제때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맥길로이는 기자회견에서 "US오픈 종료 이틀 뒤 전화번호를 바꿔 오늘 우즈가 말해주기 전까지 격려 메시지를 받은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내 인생에서 우즈는 놀라운 존재다. 기쁠 때나 나쁠 때나 항상 좋은 메시지를 보내줬다"고 화답했다.
앞서 맥길로이는 지난달 미국 파인허스트 골프 앤드 리조트에서 열린 US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 우승을 눈앞에 뒀으나 짧은 퍼트를 여러 차례 놓치면서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에게 우승컵을 넘겨줬다. 맥길로이는 오는 18일(한국시간) 오후 6시 9분 맥스 호마(미국), 티럴 해턴(잉글랜드)과 티샷을 한다. 우즈는 같은 날 오후 10시 37분 잰더 쇼플리(미국), 패트릭 캔들레이(미국)와 함께 대회 1라운드를 시작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