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이 여야 청년 정치인을 잇달아 영입해 눈길을 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노조 탈퇴 강요 등 혐의로 재판을 받는 등 ‘오너 리스크’가 불거진 상황에서 회사 체질 개선은 물론 정치권 등 대관 기능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선임행정관 출신인 여선웅 전 직방 부사장(41)을 전략지원실장(상무)으로 영입했다.
1983년생인 여 전 부사장은 2011년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 공채 당직자로 정당인 생활을 시작해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했다. 이후 2014년 지방선거에서 제7대 서울 강남구의원으로 당선됐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강남구청장 경선에 참여했다.
정치인 뿐 아니라 기업인으로도 왕성하게 활동했다. 2018년 지방선거 직후 다음 창업자인 이재웅 대표 제안으로 쏘카의 새로운규칙본부장으로 영입됐다. 쏘카의 ‘타다’ 서비스가 당시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와 갈등을 빚자 직접 SNS를 통해 “법적 근거 없는 규제는 범죄”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2019년 6월에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청년소통정책관(2급 선임행정관)으로 임명됐다. 2021년 1월에는 직방의 커뮤니케이션실 총괄 부사장으로 옮겼다. 지난해 5월 정치권에 복귀 후 22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경기 분당갑 출마를 준비하기도 했다.
여 전 부사장의 이번 SPC그룹 합류에는 허 회장의 장남인 허진수 SPC그룹 글로벌BU장 겸 파리크라상 사장과 차남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 겸 비알코리아 전략총괄임원 등 경영진의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 전 부사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두 분과 직접 만나 SPC그룹의 회사 DNA를 근본적으로 바꿔보고 싶다는 의사를 확인했다”며 “그룹 경영이 과거와는 달라져야 한다는데 뜻을 함께했다”고 전했다.
앞서 SPC그룹은 지난해 8월 천효정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38)을 뉴미디어실장(전무)으로 영입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