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뿐만 아니라 아동이 출생한 의료기관도 출생 사실을 관계 기관에 의무적으로 알리도록 한 출생통보제가 19일 시행된다. 의료기관의 출생 사실 통보를 의무화해 아동의 법적 권리를 보호하고 유기·학대 등 위기에 처하는 상황을 막는 것이 핵심이다.
대법원은 “아동의 ‘출생이 등록될 권리’ 보장을 위해 출생통보제를 최초로 시행한다”고 17일 밝혔다. 출생통보제는 의료기관이 아동 출생 사실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알리는 제도다.
지방자치단체장은 1개월 내 출생신고가 없으면 부모 등에게 7일 이내 신고를 요청해야 한다. 이후에도 신고하지 않으면 관할 법원에 직권 기록 허가를 신청한다.
그동안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아이들은 아동학대나 유기 위험에 노출될 위험이 클 뿐 아니라 예방접종, 의무교육 등 공공 지원도 받을 수 없었다. 출생통보제 시행으로 부모의 신고 누락으로 인한 아동 권리 침해와 유기·학대 위험이 최소화될 전망이다.
부모의 1개월 내 출생신고 의무는 유지된다. 관련 법에서 정한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지자체를 방문해 직권 기록 유예 신청을 할 수 있다.
같은 날 보호출산제도 시행된다. 보호출산제는 사회·경제적 이유로 어려움에 처한 임신부가 가명으로 원하는 의료기관에서 산전 검진과 출산을 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지자체장은 아동의 부모 정보 없이 보호 출산 아동의 출생을 등록하게 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보호출산제는 출생통보제의 보완책으로, 출산 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꺼리는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