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조만간 부동산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아서다. 서울 집값은 지난 3월 하락세가 멈춘 이후 전월과 대비해 4월 0.09%, 5월 0.14%, 6월 0.38% 등으로 갈수록 상승폭이 커지는 모양새다. 문재인 정부 시절 고점을 훌쩍 뛰어넘은 곳도 속출하고 있다. 서울 집값이 들썩이자 인천과 경기 등 수도권 집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앞으로 집값이 더 뛸 것이라고 보고 대출을 최대한 끌어 쓰는 ‘영끌족’이 다시 생겨나고 ‘패닉 바잉’에 나서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집값이 뛰면 수요를 인위적으로 억제하는 문 정부 시절 대책을 꺼내보자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징벌적 수준의 세금을 매기고, 대출을 죄고, 주택 거래 허가지역을 확대하는 등의 방식이다. 하지만 이는 처참한 실패로 결론 났으며 대다수 더불어민주당 인사마저 인정하는 실정(失政)이다.
정부는 시장 수급을 정확히 파악한 뒤 거기에 맞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꼽는 이번 집값 상승의 핵심 원인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예상치 못한 공급 감소다. 인건비와 원자재값이 치솟아 착공이 늦어지고 입주 물량이 줄다 보니 기존 수급 전망이 무너지고 가수요가 붙었다는 얘기다. 정부가 지난해와 올해 서울에 공급하기로 한 주택은 19만 가구인데 현재까지 실제 공급된 물량은 3만5000가구로 18.4%에 그쳤다.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 상반기 1만5080가구에서 올해 상반기엔 5850가구로 60% 이상 줄었다.
정부는 공급을 충분히 늘리겠다는 확실한 신호를 시장에 줘야 한다. 연초 대책에서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등 3기 신도시에 3만 가구를 추가하기로 했지만 부족하다면 더 늘리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서울에선 재건축, 재개발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규제를 더 과감히 풀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금으로 야당을 설득해 폐지해야 한다. 가뜩이나 공사비가 뛰어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나는데 재초환까지 있으니 재건축을 꺼린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뛰는 공사비 자체를 낮출 방법은 많지 않겠지만 공사비 갈등으로 착공이 지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한국부동산원 등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도록 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