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시니어주택 시장이 가장 발달한 나라로 꼽힌다. 대공황이 있었던 1920년대 초 주정부 차원에서 시니어층을 위한 주택을 만들기 시작해 최근에는 독립생활부터 메모리 케어(기억 관리)까지 다양한 옵션의 시니어 주택이 운영되고 있다. 2021년 말 기준 미국 내 시니어주택은 48만8000가구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조만간 시니어산업 선진국인 미국의 맞춤형 운영과 건강관리 같은 시니어 하우징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시니어 리빙 전문기업 스라이브(THRIVE)가 한국 진출을 결정해서다. 글로벌 운영시스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웰니스프로그램이 도입되는 등 국내 시니어주택 산업의 질적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지역허브 되는 시니어 커뮤니티기업형 주택임대관리회사인 GH파트너즈는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에서 스라이브와 ‘합작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두 회사는 연내 국내에 합작법인을 세우고 ‘액티브시니어’를 위한 주택 운영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스라이브의 글로벌 시니어주택 운영 노하우와 GH파트너즈의 국내 주택임대관리 전문성을 합쳐 한국 시니어에게 맞는 최적의 운영 모델을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먼저 서울과 경기 성남시 분당, 일산 등 인프라가 잘 갖춰진 1기 신도시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
스라이브와 GH파트너즈의 주 타깃은 건강하고 적극적으로 은퇴 생활을 하는 ‘액티브시니어(활동적 장년)’다. 추가적인 케어가 필요한 입주자를 위해서는 외부 전문기관과 협력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2008년 미국 애틀랜타에 설립된 스라이브는 미국 주요 지역에 총 25억달러 규모의 시니어주택을 개발·운영해 온 시니어 하우징 전문기업이다. 뉴저지 몬트베일을 포함해 43개 사업장, 4200가구를 관리 및 운영하고 있다. 정보기술(IT), 교육 프로그램, 운영 서비스 등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다. 스라이브가 미국에서 운영 중인 시니어주택은 통합의료경보시스템, 전자건강기록, 입주자 참여 플랫폼 등을 통해 효율성과 입주자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 시니어를 위한 다양한 활동과 교류 프로그램 개발, 신체적·정신적·정서적 건강을 지원하는 웰니스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제라미 래그스데일 스라이브 창업자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시니어주택은 입지적으로 지역 커뮤니티 내에서 고립되는 경향이 크다”며 “스라이브는 커뮤니티 내부와 주변 지역 간의 ‘소셜 네트워크’를 의도적으로 구축해 시니어 커뮤니티가 고립되지 않고 지역의 사회적 허브가 되도록 한다”고 말했다.투자 수익률 연 24%미국 내 주요 시니어주택 운영기업의 진출은 산업적으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라이브는 시니어주택 투자와 개발에서부터 운영과 매각까지 전반적인 과정을 모두 아우르는 노하우를 갖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시니어 주택의 질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내외 금융기관의 시니어주택 투자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임채욱 GH파트너즈 대표는 “스라이브 브랜드로 운영될 시니어주택은 첨단 기술, 규모의 경제를 활용한 구매력, 세계적 수준의 서비스 교육 프로그램 및 운영 매뉴얼을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국내 소비자에 높은 신뢰를 제공하고 국내외 투자자 유치를 위한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라이브는 지난 15년간 투자자들에게 평균 24.2%의 IRR(내부수익률)과 3.1배의 지분이익을 안겨줬다. 최근 사업인 몬트베일의 경우 수익률 21.6%를 기록하고 있다.
래그스데일 창업자는 “영국과 싱가포르에서의 성공적인 합작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내 증가하는 시니어 인구에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