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가가 진정되는 기미를 보이면서 올 들어 지지부진하던 채권형 펀드 수익률이 개선되고 있다. 국내 채권형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2%대로 올라섰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오전 연 3.157%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지난해 12월 29일 연 3.183%로 바닥을 찍고 올해 4월 26일 연 3.735%로 높아졌다. 이후 하락 흐름으로 돌아서 최근에는 지난해 말 수준을 기록 중이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 역시 지난해 12월 27일 연 3.789%에서 올해 4월 25일 연 4.704%로 급등했다가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15일(현지시간)에는 연 4.222%로 집계됐다.
채권형 펀드 수익률도 2분기 이후 개선되고 있다. 국내 채권형 공모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지난 4월 -0.20%에서 이달 15일 2.20%로 플러스 전환했다. 북미 채권형 펀드는 이 기간 -4.06%에서 -1.33%로 손실 폭을 줄였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안정되고 있고, 주거비가 진정됨에 따라 개인소비지출(PCE)도 이런 흐름을 따라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도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 최근 1개월 동안 국내 및 북미 채권형 펀드에 유입된 금액은 각각 2조7026억원, 5339억원이다. 개별 채권에 대한 개인의 직접 매수도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달 15일까지 개인의 채권 직접 투자금액(순매수)은 24조70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조6295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올해 개인의 연간 채권 순매수액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지만 일부 수출주를 빼면 내수주 등 다른 기업 이익은 불안하다”며 “국내 경기가 침체하면 원화 약세에 따라 환율이 높아져 미국 채권 투자자는 손해를 볼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