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부동산 침체에 아태지역 ESG채권 발행량 86% 급감

입력 2024-07-1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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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ESG 채권의 주요 발행 주체였던 중국 건설업계가 줄파산 위기 등으로 자금 조달을 미루면서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인텔리전스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개발업체들은 올해 들어 기후 위기 대응 등 ESG 목표와 관련된 채권의 발행량을 대폭 줄였다. 올해 상반기 기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ESG 채권 발행으로 조달된 금액은 28억달러에 달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6% 급감한 수치다. 미국과 유럽, 중동 및 아프리카 등 지역에서는 ESG 채권 발행량이 증가세를 보인 것과는 상반된 추세다.

트레버 앨랜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지속가능성 연구 책임자는 "이는 2022년과 2023년 아시아에서 있었던 대규모 발행 이후 확연하게 확인되는 후퇴"라며 "중국에서 주택 시장이 냉각되면서 그린본드 발행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면서 상업용 및 주택 부동산 판매가 계속 침체되고 있다. 비구이위안, 중즈그룹 등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사들은 시장 침체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중국의 6월 신규 주택 가격은 1년 전보다 평균 4.9%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럽연합(EU)에 비해서는 덜 엄격하지만 ESG 라벨링에 대한 그린워싱(위장 친환경주의) 조사가 강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 데이터에 따르면 개발업체인 중국 진마오 홀딩스 그룹과 수이온 랜드 등은 전기차 제조업체인 비야디(BYD)와 함께 2023년 중국 3대 발행사 중 하나였으나 올해는 현재까지 잠잠하다. 또한 지난 2년간 총 43억 달러에 달했던 중국 개발업체의 상업용 모기지 담보 증권 판매도 2024년에는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개발사들은 일반적으로 상업용 또는 주거용 건물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데 ESG 자금을 사용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프로젝트가 진정으로 기후 친화적인지 여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도이치뱅크의 글로벌 채권 및 통화 부문 ESG 책임자인 클레어 쿠스타는 "투자자 측의 수요는 여전히 매우 강하지만, 주거용이든 상업용이든 친환경 적격 모기지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어려운 과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아시아에서 발행된 ESG 채권의 주요 후원자는 부동산 개발업체가 아닌 중국의 전기차 생제조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