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이끄는 더본코리아, 상장 어떻게 되나

입력 2024-07-16 07:33
수정 2024-07-16 07:34


요리사업가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가 상장을 앞두고 가맹점주와 갈등이 불거진 가운데, 증시 입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6일 한경닷컴 취재 결과 더본코리아 측은 연돈볼카츠 점주들의 주장에 하나하나 반박이나 해명하기보다는 기존의 가맹점주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방적인 비방과 비난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상장을 앞둔 더본코리아 측의 조심스러운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이다.

백종원 대표가 지난 13일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에게 '매출액 월 3000만원을 약속하지 않았다'고 설명한 것을 두고 "거의 모든 가맹점주가 유사한 허위·과장 매출액과 수익률 등을 들었다"고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 측이 주장한 것과 관련해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백종원 대표는 '손석희의 질문들'에서 자사 가맹본부의 점포개설 담당자가 점주들에게 '예상 매출액 월 3000만원'을 언급한 녹취록을 두고 "영업 사원이 영업 활성화를 위해 한 말을 꼬투리 잡아 회사 전체에서 약속한 것인 양 보상을 바란다는 건 잘못됐다"며 "가맹사업을 하면서 매출을 보장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가맹점주협의회 등은 "가맹사업법은 가맹본부의 강한 공신력을 기초로 이뤄지는 사업"이라면서 "서면(자료 등) 없이 매출액을 비롯한 수익 상황을 '구두'로 제공하는 행위 자체가 불법"이라고 반박했다.

가맹점 매출이 급락했다는 점주들의 주장에 대해서 백종원 대표는 방송에서 "문제를 제기한 점주는 (일반점포 수 기준으로) 49개 중 8개인데, 나머지 매장(과의 매출 차이 등)을 비교하면 되지 않겠냐"며 같은 조리방법(레시피)을 제공해도 가맹점별로 편차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백종원 대표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더본코리아의 대표 프렌차이즈 중 하나인 홍콩반점 몇몇 점주들이 레시피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맛의 편차가 생겨 민원이 지속해서 발생하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에 가맹점주협의회 측은 "백종원 대표는 가맹점 매출 부진이 일부 장사가 안되는 점주들의 문제인 것처럼 언급했다"며 "연돈볼카츠 가맹점 출점 점포 중 현재 남아 있는 가맹점은 고속도로 휴게소 등 특수매장을 빼면 21개뿐이다. 실제로는 21개 일반 가맹점 중 8개 점포가 매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더본코리아는 연내 상장을 목표로 지난 5월 29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 신청서를 냈다. 이런 갈등 상황에 대해 거래소는 더본코리아 상장 예비 심사 과정에서 연돈볼카츠 점주들의 주장 내용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는 상장 예비 심사에서 질적 심사요건도 중요하게 심사한 뒤 상장 여부를 결정하는데, 질적 심사 요건은 상장기업으로서 적격인지 판단하기 위한 것으로 기업경영의 계속성, 경영 투명성, 경영 안정성, 투자자 보호로 구분된다. 소송과 분쟁도 질적 심사 기준의 하나로 본다. 중요한 소송이나 분쟁이 있으면 기업경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 더불어 기업과 사회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경영체계 유무도 평가 요소로 꼽힌다.

거래소의 상장 예비 심사 기간은 45영업일로, 더본코리아 상장 심사는 이달 말까지로 예상되지만, 가맹점주들과의 갈등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면 기간이 연장될 수도 있다. 다만 거래소는 현재까지는 더본코리아에 대한 상장 예비 심사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판단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사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3분기에 공모주 청약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백종원 대표가 1994년 1월 설립한 더본코리아는 빽다방, 홍콩반점, 새마을식당, 역전우동, 한신포차, 빽보이피자, 본가 등 25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한때 50개에 이르는 브랜드를 운영했지만, 현재는 그 절반으로 줄었다. 외식 브랜드 외에 호텔과 유통 사업도 하고 있다. 2016년부터 제주 더본호텔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7년부터는 가맹점과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식자재 등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45.5% 증가한 4107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56억원으로 0.6% 감소했다. 순이익은 31% 늘어난 209억원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 예상하는 기업가치는 약 3500억~4000억원이다. 더본코리아 측은 공모자금을 외식 프랜차이즈와 유통 사업 확대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더본코리아의 최대주주는 백종원 대표로 지분 76.69%를 보유하고 있다. 2대주주는 21.09%의 지분을 가진 강석원 부사장이다. 이번 상장 과정에서 상장 예정 주식 수의 15%인 200만 주를 모집하는데, 기존 주주가 공모 과정에서 주식을 파는 구주매출 없이 전부 신주 발행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