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OS' 타이젠의 부활…애플·구글 천하에 도전장

입력 2024-07-15 17:28
수정 2024-07-16 01:05
삼성전자의 자체 운영체제(OS)인 타이젠이 독일의 프리미엄 TV 브랜드 로에베의 스텔라(Stellar)에 적용된다. 글로벌 TV 브랜드에 타이젠이 도입된 건 2022년 호주의 템포를 시작으로 튀르키예의 아트마차, 중국의 HKC 등에 이어 이번이 16번째다.

1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타이젠이 적용된 스텔라 TV는 삼성 TV 플러스, 게이밍 허브, 스마트싱스 등 삼성전자 TV에 있는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1923년 설립된 로에베는 프리미엄 TV와 오디오를 제작하는 홈 시네마 브랜드다. 이번 제휴는 인공지능(AI)과 결합된 삼성만의 사물인터넷(IoT) 세계를 구현하려는 장기 전략의 일환이다.

삼성전자는 TV, 가전 로봇, 자동차 등 차세대 AI 분야에선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에 맞서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에서도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타이젠은 2012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OS로 개발됐으나,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에 밀려 한때 실패작으로 거론됐다. 그러다 2015년부터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에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제품군을 연결하는 중추 역할을 맡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떠올랐다.

타이젠은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연결 대수 2억7000만 대 이상의 삼성 스마트 TV에 적용됐다. 2015년 5000만 대에서 440% 성장했다. 단일 규모로는 업계 최대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 TV OS 시장 점유율은 안드로이드가 39.1%, 타이젠 18.5%, LG전자의 웹OS가 10.8%다.

자체 OS를 적용하면 기기 사용자에게 강화된 보안 기능을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제품 생태계 구축의 핵심 역할을 하면서 수익 측면에서도 차세대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각종 콘텐츠 개발사로부터 받는 광고, 수수료 등이 수익원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강조하는 ‘초연결’ 구상과도 맞아떨어진다. 고객이 선호하는 콘텐츠 및 시청 시간을 분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청자 취향에 맞춘 광고가 가능해 일반 광고 대비 수익성도 높다. LG전자 역시 자체 OS인 웹OS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핵심은 광고 기반 무료 TV 채널인 ‘LG 채널’이다. 올해 매출은 1조원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