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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연기금인 미국 사회보장신탁기금(SSTF)이 고갈 우려에 휩싸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젊은 세대가 사회보장제도의 장기적 미래를 불안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돈은 냈는데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근로자는 지난해 1조달러 이상을 사회보장신탁기금에 납부했다. 지난해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 비은퇴자의 약 47%가 은퇴 후 사회보장 연금이 지급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WSJ는 “이는 30년 이상의 여론조사에서 대부분 꾸준히 유지돼온 수준”이라며 “미국의 오랜 노이로제 중 하나”라고 전했다.
기금 고갈론은 세대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이 제도의 신뢰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된 30·40대는 ‘(자신은 못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혜택을 누리는 노인을 보면 화가 난다’고 응답했다. 젊은 세대 근로자는 저축을 늘리는 등 사회보장제도와 별도의 노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같은 불신은 미국 정부가 수십 년 동안 “인구 고령화로 사회보장제도의 신탁기금이 고갈될 것”이라고 경고해온 데서 기인한다는 게 전문가 진단이다. 제이슨 피치너 싱크탱크 초당적정책센터 수석경제학자는 “정부의 경종은 제도 자체가 아예 파산할 것이라는 의미로 잘못 받아들여져 왔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신탁기금이 쌓아둔 금액을 다 소진하더라도 해마다 전체 근로자 임금에 비례해 일정액이 유입되기 때문에 사회보장 혜택이 완전히 중단되는 일은 없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