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의 국가적 상징인 말레이호랑이가 잇따라 사체로 발견되면서 멸종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야생에 사는 말레이호랑이는 150마리도 남지 않은 것으로 추산된다.
14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말레이시아 북부 클란탄주의 한 하천에서 말레이호랑이 사체가 발견됐다.
이 사체에서는 덫이나 총격 등으로 인한 외상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클란탄주 삼림관리당국은 부검을 통해 사인을 확인하는 중이다.
앞서 지난 5월 중순에도 말레이시아 중부 파항주 고속도로에서 5살 호랑이가 자동차에 받쳐 죽었다. 서부 페락주의 고속도로에서도 이달 6일 ‘로드킬’(찻길 사고)로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4살 수컷 호랑이 사체가 발견됐다. 작년 11월부터 지금까지 로드킬로 죽은 호랑이는 5마리다.
말레이호랑이는 말레이사아 국가 휘장(국장)에도 나올 정도로 상징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말레이반도의 정글에서 야생 상태에 있는 말레이호랑이는 150마리도 남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밀렵과 서식지 축소, 먹이 감소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가 비상사태”라며 말레이호랑이의 멸종 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말레이호랑이는 본래 인도차이나호랑이로 분류됐다가 2004년 유전자 분석 결과 상이성이 밝혀져 독립 아종으로 인정됐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