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공모주 시장 열기가 한풀 꺾였다. 증권가에선 기업공개(IPO) 기업의 흑자 가능성 등 재무적인 면은 물론 의무보호예수 비율 등 공모 구조도 꼼꼼하게 따진 뒤 매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신규 상장한 4개 종목의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은 평균 -0.7%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IPO 광풍으로 공모주를 받기만 하면 무조건 수익을 얻는다는 공식이 깨졌다.
상장 당일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은 점차 하락세다. 월별로 살펴보면 1월만 하더라도 우진엔텍, 현대힘스 등이 ‘따따블’(주가가 공모가 대비 4배 상승)을 기록하며 평균 상승률은 181.7%에 달했다. 이후 4월부터 100% 아래로 낮아진 뒤 6월엔 36.2%로 하락한 데 이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주가 부진의 주된 요인으로 IPO 시장 과열로 기업의 영업실적 대비 높은 몸값이 책정됐다는 점이 꼽힌다. 상장 첫날부터 주가가 공모가를 밑돈 이노스페이스는 지난해 매출이 2억원에 불과했지만, 기업가치 4061억원으로 증시에 입성했다. 지난 5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아이씨티케이(보안장비)는 공모가 1만3000원에 상장했으나 현재 주가는 반토막 수준이다.
공모 구조도 수익률에 직결되는 요인이다. 요즘 대다수 기관투자가는 수요예측에 참여하면서 일정 기간 공모주를 팔지 않겠다는 의무보호예수를 약속하지 않는다. 상장 직후 ‘폭탄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올해 상장한 33곳 가운데 의무보유확약률(주식 수량 기준)이 10%를 밑도는 업체는 19곳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84%에 해당하는 16곳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이노스페이스 역시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1.99%에 불과했다.
공모가가 애초 제시한 희망범위보다 높게 책정되는 곳도 주의해야 한다. 올해 공모가를 희망가격 상단보다 20% 이상 높인 23곳 가운데 16곳(70%)의 주가는 공모가보다 하락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