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S&P500지수 종목을 같은 비중으로 담는 ‘동일 가중’ 상장지수펀드(ETF)가 아시아 최초로 출시된다. 매그니피센트7(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메타플랫폼스, 테슬라)로 불리는 소수 종목의 지수 쏠림 현상이 부담스러운 투자자에게 적합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TIGER 미국S&P500동일가중'이 오는 23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S&P500 동일가중 ETF이 출시되는 것은 국내는 물론 아시아 시장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이 ETF는 시가총액과 상관없이 S&P500지수에 포함된 500개 종목을 모두 동일한 비중(약 0.2%)으로 담아낸 상품이다. 기존 S&P500지수 추종 ETF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 미국 대표 기술주인 매그니피센트7(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메타, 테슬라)의 비중이 약 32%에 달한다.
동일 가중은 모든 종목을 같은 비중으로 담고 있기 때문에 기술주 쏠림 현상에 따른 '버블'을 걱정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M7은 올해 증시를 이끌어왔지만, 최근 조정을 겪고 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5.57%) 테슬라(-8.44%) 등 M7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이에 S&P500지수도 0.88% 하락했지만, '인베스코 S&P500 동일가중'(RSP)은 오히려 1.21% 상승한 채로 마감했다.
역사적으로도 S&P500 동일가중 지수는 기존 S&P500 지수보다 수익률이 좋았다.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S&P500 동일가중 지수는 기존 S&P500 지수 대비 508%포인트의 초과 성과를 냈다. 분기별 리밸런싱을 통해 오른 주식은 비싸게 팔고, 내린 주식은 싸게 사는 효과를 내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S&P500 동일가중 ETF인 '인베스코 S&P500 동일가중'(RSP)은 작년 전 세계 주식형 ETF 자금 유입 5위를 기록하는 등 투자자 관심이 큰 상품"이라며 "미국 기술주로의 과도한 쏠림 국면에서의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