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레시피대로 만들려면 몇 달은 더 걸리는데, 그러면 이미 두바이초콜릿 유행이 끝나 있을지도 모릅니다.”
작년 12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시작된 두바이초콜릿 열풍이 한국에 상륙하자 올초 CU에서 열린 상품기획 회의에선 이런 말이 오갔다. 최대 난관은 재료 수급이었다. 두바이초콜릿의 핵심 재료인 튀르키예산 카다이프면을 구하기 쉽지 않았다. CU는 최근 디저트 유행 주기가 2~3개월로 짧은 만큼 카다이프면을 국산 건면으로 대체해 빠른 대량생산에 집중하기로 했다. 두 달간의 개발 끝에 지난 6일 편의점업계 최초로 선보인 CU의 ‘두바이스타일초콜릿’(사진) 초도 물량 20만 개는 순식간에 완판됐다.
CU는 12일 두바이스타일초콜릿을 7만 개 추가 생산했고, 물량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김장웅 스낵식품팀 MD는 “매대에 진열하기도 전에 팔리는 등 인기가 높아 공장을 쉴새 없이 돌려 초콜릿을 찍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두바이초콜릿은 두바이에 있는 초콜릿 기업인 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에서 개발했다. 피스타치오 스프레드와 ‘천사의 머리카락’이라고 불리는 튀르키예산 카다이프면이 들어간다. UAE 유명 인플루언서의 먹방으로 세계적인 ‘유행템’이 됐다.
편의점 3사 간 경쟁 속에서 CU가 가장 먼저 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던 건 국내에서 빠르게 양산이 가능하도록 레시피를 만들어 낸 덕분이다. 구하기 어려운 튀르키예산 카다이프면 대신 조달이 쉬운 오뚜기 건면을 사용해 비슷한 식감을 냈고, 가격이 비싼 피스타치오 스프레드 대신 피스타치오 분말을 사용했다.
CU 관계자는 “레시피를 바꿔 출시를 앞당긴 이유는 디저트 유행 주기가 짧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SNS로 입소문을 탄 디저트는 보통 두 달, 길어야 석 달 정도 지나면 유행의 정점을 찍는다”고 말했다. GS25와 세븐일레븐은 원조 레시피대로 카다이프면을 넣은 제품을 예약 판매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