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개월 연속 둔화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전월 대비로는 하락세로 전환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도 예상치를 밑돌았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9월 금리 인하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6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3.0%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추정치인 3.1%를 밑도는 수치다. 미국 CPI 상승률은 올 들어 3월까지 상승세를 보이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지만 3월 3.5%에서 4월 3.4%, 5월 3.3%로 떨어진 데 이어 6월까지 3개월 연속 상승폭이 줄어들고 있다.
특히 6월 CPI 상승률은 전월 대비 -0.1%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0.1%)보다 낮을 뿐만 아니라 2022년 12월(-0.1%)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진 수치다. CPI에서 약 3분의 1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 상승률이 5월 0.4%에서 0.2%로 내려앉았고, 중고차 가격 상승률은 0.6%에서 -1.5%로 하락하며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6월 근원 CPI는 전년 동기 대비 3.3% 상승했다. 3개월 연속 상승폭이 줄었고, 2021년 4월(3.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월 대비로는 0.1%로 2021년 8월 이후 가장 적게 올랐다.
물가 반등세가 진정되면서 피벗(통화정책 전환) 기대가 커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9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확률은 전날 68.1%에서 이날 81.2%로 높아졌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087%포인트 하락한 연 4.192%로 내려앉았다. 달러는 약세로 돌아섰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7% 하락한 104.31을 기록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