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형 인재 양성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인문 사회 지식 기반으로 ICT, 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결합한 융합인재를 양성하는 인문 사회 융합인재 양성(HUSS)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HUSS 사업은 디지털, 환경, 위험사회, 인구구조, 글로벌·문화, 지역, 사회구조, 글로벌 공생의 총 8개 주요 분야에 대한 융합인재 배출을 목표로 한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HUSS 사업의 주요 내용과 성과를 살펴봄으로써, 디지털 시대를 맞은 인문 사회 분야의 새로운 대학 교육 패러다임을 조명하고자 한다. 이번에는 초연결 사회 문제(Black Smart) 해결 역량을 갖춘 융합형 인재 양성을 표방하는 위험사회 컨소시엄 사례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생성형 인공지능(AI) 등장 이후 초연결사회로의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다. 문제는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장벽과 정보 격차, AI 시스템의 신뢰성 문제, 인간 소외와 심리적 고립, 디지털 범죄, 편향된 정보로 인한 반사회적 인격 형성 등 '블랙 스마트' 문제가 심각하다.
첨단 기술만으로 해결하기에는 어려운 복잡한 문제라 정보기술(IT) 기술과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인문학적 소양과 사회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융합형 인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학문 간 융합 교육을 통해 문제해결 역량과 사고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시작한 인문 사회 융합인재양성사업(HUSS)에 위험사회를 주제로 한 컨소시엄을 구성해 관련 인재 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선문대학교를 주관대학으로 세종대학교, 순천대학교, 순천향대학교, 한밭대학교로 이뤄진 ‘위험사회 컨소시엄’은 초연결사회가 초래한 블랙 스마트 문제해결을 위해 HUSS 융합캠프, 사회 문제해결 글로벌 캠프, 위험 사회 대응 인문 사회 포럼, 사회 문제해결 정책연구, 아이디어 경진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선문대학교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5월 두 차례 ‘인문+기술 융합프로젝트 경진대회’를 개최했다. 경진대회는 인문 사회계열 학생과 공학계열 학생이 힘을 합쳐 정보격차, 디지털 왕따, 인간소외, 가짜뉴스 등 블랙 스마트 문제에 대해 다양한 시각과 기술을 접목해 혁신적인 해결 방안을 도출하는 대회다.
학생들은 사회문제를 인문 사회적 관점에서 바라본 다양한 시각과 공학적 기술을 접목해 정보 취약층을 위한 AI 기반의 뉴스 제공 서비스, 키오스크 포비아를 위한 음성 챗봇 등 혁신적인 해결방안을 도출했다. 이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인문 사회 융합인재가 가져야 하는 필요 역량을 키울 수 있게 됐다. 경진대회 이후 우수한 결과물을 더 개발해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창출했고 특허사무소와 연계해 특허출원을 진행 중이다.
지난 5월에는 인문·사회 계열 학생을 중심으로 사회적 약자 정보 격차, 가짜 뉴스 범람, 디지털 왕따, 정보 조작과 통제 등 디지털 사회 이면의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혁신적 아이디어를 ICT 기술로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HUSS 창작 아지트’도 개소하기도 했다.
디지털 콘텐츠 비즈니스를 비롯한 신산업 분야로 진출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창작 아지트에서 공간 및 경비, 각종 아이디어 경진대회 참가를 위한 지도교수, 공간과 경비 등을 지원받아 아이디어 발굴과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선문대학교는 우수 아이디어에 대해 특허 출원과 등록까지 지원하면서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창업 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할 계획이다.
인문 사회 계열 학생들에게 상대적으로 기회가 적었던 현장 실습 기회도 HUSS 사업을 통해 확대되고 있다.
국립 순천대학교 HUSS 사업단은 지난 5월 전남사회적경제유통지원센터와 표준현장실습 학기제 운영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립순천대 '표준현장실습 학기제'는 위험사회 HUSS 사업단에 참가하는 사회과학대학, 사범대학 소속 7개 학과 학생들을 중심으로 하계·동계 계절학기에 3학점 교과목으로 운영된다. 이번 협약을 통해 학생들은 전남사회적경제유통지원센터와 순천시가 연결하는 17개 사회적 경제 기업에서 실무 능력을 기를 수 있게 됐다.
여영현 선문대학교 단장은 "초연결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은 디지털 첨단 기술만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인문 사회학적 상상력과 공학적 기술의 결합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학문 간 교류를 촉진해 블랙 스마트 문제 해결 역량을 갖춘 융합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