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딜'을 원하는 바이오 기업은 이렇게 하라…BIX 2024가 제시한 팁은?

입력 2024-07-11 14:43
수정 2024-07-11 14:44


“플랫폼 딜(거래)은 트렌드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반면 이중, 다중 화합물 딜은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항체약물접합체(ADC)죠.”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11일 열린 ‘바이오플러스 인터펙스 2024(이하 BIX 2024)’에서 ‘최신 바이오 빅딜 소개’ 세션의 좌장을 맡은 조쉬 호프마이어 시들리 오스틴 글로벌 생명과학 산업그룹 파트너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글로벌 로펌인 시들리 오스틴은 지적재산 플랫폼 상업화, 거래, 사업전략 수립 등의 자문을 제공한다. 특히 호프마이어 파트너는 유한양행, 종근당, 에이프릴바이오 등 다수 한국 바이오기업들의 기술수출 거래를 지원했다.

호프마이어 파트너는 “지난 며칠간 플랫폼 거래 쪽 상황이 어떤지 물어보는 사람이 많았다”며 “대답은 ‘활발하지 않다(not much)’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개발(R&D) 극 초기 단계의 거래가 아니라 ‘진짜 전투’가 벌어지는 단계의 상황을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반면 이중 및 다중 화합물 쪽 딜은 활기를 띠고 있다”며 “그런 거래들은 지적재산(IP) 보호 측면에서도 많은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연사로 참여한 머레이 에이트켄 아이큐비아 전무는 중간에 기술수출을 하지 않고 끝까지 개발을 이어가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트켄 전무는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받아 새롭게 출시된 의약품들을 살펴보면, 56%가 이제 막 생겨난 기업들의 특허로 만들어진 약이었다”며 “예전에는 초기 기업들이 임상 2상 즈음해서 기술수출하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지형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과 13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오름테라퓨틱의 이승주 대표가 참석해 딜이 마무리되기까지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이 대표는 “무엇보다 데이터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대형 제약사(빅파마)들은 원하는 것이 매우 구체적”이라며 “항암제로 예를 들면, 폐암이나 전립선암에는 관심이 있지만 췌장암에는 관심이 없다고 명확하게 말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나 미국암학회(AACR)과 같이 주요 과학자들이 모이는 곳에서 포스터 발표로 빅파마들의 눈길을 끌려고 노력했다”며 “사업개발(BD)팀도 좋지만, 진짜 데이터를 알고 연구개발을 진행해 본 과학자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그런 학회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딜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자금’이라고 말했다. 그는 “BMS와 오름은 그래도 속도감 있게 딜을 마무리했다”며 “하지만 그렇지 않은 딜에서는 최종 계약이 날인되기 전에 자금이 부족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샤론 찬 존슨앤드존슨 아시아태평양 지역 제이랩스 부회장도 이날 참석해 딜을 추진하고자 하는 바이오 기업들을 위해 조언했다. 제이랩스는 존슨앤드존슨이 운영하는 개방형 글로벌 네트워크다. 수개월에 걸친 엄격한 평가를 통해 지원 기업을 정한다.

찬 부회장은 “빅파마 내부의 사람과 친해져야 한다”며 “딜을 진행할 때 실제로 내부에서 당신 편을 들어줄 조력자를 찾아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의 차별성과 더불어 특정 지역이나 나라에 갇히지 않는 ‘글로벌 마인드’가 필요하다”며 “환자는 전 세계 어디에나 있다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협력 기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파트너사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기업의 신뢰도를 높여줄 수 있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h2> </h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