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는 구리 현물 가격이 t당 976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초 t당 8476달러와 비교해 약 15% 상승했다. 지난 5월 t당 1만달러를 돌파한 뒤 과매수 우려로 소폭 하락했지만,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연말에 구리 가격이 t당 1만5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리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인공지능(AI)용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망 수요 급증이 꼽힌다. 재생에너지 전환도 구리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구리는 태양광 패널, 풍력 발전기 터빈에 사용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역시 구리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구리는 주로 포탄과 탄약의 원재료로 쓰인다.
구리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최대 비철금속 소재 기업 LS MnM은 원재료인 동정광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LS MnM은 지난달 세계 최대 광산기업 BHP그룹과 173만t 규모의 동정광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에선 구리값 급등으로 “글로벌 광산업체만 배를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수 기업이 구리 광산을 독점한 가운데 중국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구리 제련소를 늘리고 있어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