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권력 서열 3위인 ‘친(親)트럼프’ 성향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중국 바이오기업과의 거래 제한을 골자로 한 ‘생물보안법’을 연내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시장인 미국에서 중국 기업의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존슨 하원의장은 지난 8일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콘퍼런스에 참석해 “중국은 세계 평화의 가장 큰 위협”이라며 “모든 경제적 방법을 동원해 대응하고 미국의 입지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생물보안법에 투표할 것이며 연말까지 의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1월 미 의회는 미국인의 유전자 데이터 등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생물보안법을 발의했다. 중국 최대 유전체 분석기업 BGI와 세계 선두권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우시바이오로직스 등이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미국은 규제 대상 기업들이 중국인민해방군과 연결돼 있으며 군의 요청이 있으면 언제든 미국인 바이오·의료 정보가 중국으로 유출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빠르게 이뤄지던 입법 절차는 지난달 주춤하는 듯했다. 중국 기업의 로비 등으로 국방수권법(NDAA) 개정안에 생물보안법이 들어가지 않으면서다. 이 분위기를 뒤집은 것이 바로 존슨 하원의장이다. 공화당 소속인 그는 “관련 법안 통과에 초당적 협력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생물보안법은 5월 하원 40 대 1, 상원 11 대 1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하원이 힘을 싣겠다고 공언한 만큼 연내 혹은 미국 대선이 있는 11월 전에 입법화 작업을 마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