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통령 바이든인데…'트럼프 연줄' 만드는 유럽 정상들 [이슈+]

입력 2024-07-10 14:58
수정 2024-07-1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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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각국이 오는 11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접촉하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동·북유럽을 중심으로 각국 고위관계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키스 켈로그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사무총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켈로그는 FT에 "우리는 여러 총리와 국가안보고문, 국방·외무부 장관, 대사 등과 회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켈로그 전 사무총장은 친(親)트럼프 성향 싱크탱크인 미국우선주의연구소(AFPI)를 이끌며 트럼프의 외교안보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그는 최근 프레드 플라이츠 AFPI 부소장과 함께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와의 휴전 협상을 강요하는 전쟁 종식 계획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워싱턴에 주재하는 각국 외교관들은 AFPI를 통해 '트럼프 2기' 외교 정책의 향방을 분석하고 있다.



현직에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도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들에게 관심이 쏠리는 것은 고령 논란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재집권하기 어렵다는 판단의 결과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럽 고위 외교관은 "지난 1주일 내에 바이든 대통령의 미래에 그림자가 드리워져 엉망진창인 상태"라고 했다. 2016년 대통령 선거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예상치 못한 승리를 거두자 각국이 부랴부랴 연락망을 만든 경험도 반면교사가 됐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싸우는 데 필요한 대부분의 돈을 대고 있다"라며 "유럽은 최소한 평등하게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개막연설에서 "우크라이나는 특히 우리 (나토)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푸틴을 막을 수 있고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의 고령 논란을 의식한 듯 강한 어조로 "오늘날 나토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라고 강조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