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인공지능(AI)은 사람들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전력을 쓸 것이다.”(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
“AI 데이터센터의 수익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는 전력이다.”(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전력 인프라가 AI산업 발전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관련주가 날개를 달았다. 전력 인프라 확장 속도가 AI와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국내외 증시에서 연일 급등하고 있다. 향후 몇 년간 전력 인프라 투자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관련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속속 출시돼 관심을 끈다.
전력 인프라주 AI 발전에 ‘날개’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은 오는 16일 ‘SOL 미국AI 전력인프라’ ETF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이 ETF는 AI 가동을 위한 미국 전력인프라주에 집중 투자한다. 국내 언론사 중 유일한 지수산출기관인 한국경제신문사가 산출한 KEDI 미국AI전력인프라지수(PR)를 기반으로 운용한다.
SOL 미국AI 전력인프라는 설정 초기 버티브홀딩스(10%), 넥스트에라에너지(7%), 이튼(7%), GE버노바(7%) 등 전력망 시스템과 데이터센터 인프라주에 분산 투자한다. 컨스텔레이션에너지(10%), 엑셀론(5.2%), 엑셀에너지(4.4%) 등 원자력 관련주도 담는다.
버티브홀딩스가 최근 1년 새 3배 넘게 오르는 등 전력 관련주는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투자자의 관심에서 밀려나 있던 주식들이 AI 시대를 맞아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한 것이다.
글로벌 리서치회사 SMR런치디텍티드에 따르면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소비량은 2022년 460TWh에서 2030년 2200TWh로 증가할 전망이다. AI 외에도 전기차산업 등 미래 산업군 대부분이 많은 전력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돼 수요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전망이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 본부장은 “AI와 데이터센터로 전력 수요는 급증하고 있는데 미국의 전력망 시스템은 노후화돼 70%는 재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전력 수요의 빅사이클이 도래하면서 관련주 상승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LS일렉트릭·HD현대일렉트릭 집중 투자삼성자산운용은 이날 국내 전력설비 관련 종목을 주로 담은 ‘KODEX AI전력핵심설비’ ETF를 상장했다. 이 상품은 글로벌 전력설비 공급난의 수혜를 받는 변압기, 전선 등을 수출하는 핵심 업체들에 투자한다. LS일렉트릭, LS에코에너지, LS마린솔루션 등 LS그룹주와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등의 비중이 77%를 차지한다.
LS일렉트릭은 최근 3개월간 77.4% 급등했다. HD현대일렉트릭도 같은 기간 55.5% 상승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력 설비 수출이 급증하면서 가파른 실적 개선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의 변압기 수출액은 5억4482만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81.9%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선 수출도 45.7% 늘어난 6억7571만달러 규모로 확대됐다.
이상현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전력 설비의 수출 시장인 미국에서 AI와 데이터센터로 전력 시장이 커지고 있으며 중동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프로젝트로 대규모 수주가 예상된다”며 “호황 사이클이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도 이날 ‘KoAct AI인프라액티브’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전력주 외에 반도체, 네트워크 등 AI 인프라 전반에 투자한다. SK하이닉스, 테크윙 등 반도체주와 LS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 전력주를 골고루 담았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