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던 내게 길 알려줘"…20대 男, 올리브영 입사한 비결

입력 2024-07-08 15:38
수정 2024-07-08 15:43


“앞으로 뭘 하면 좋을지 몰라서 방황하던 제게 ‘CJ도너스캠프 꿈키움 아카데미(이하 꿈아)’는 나아갈 길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돼 줬습니다.”

고현빈 씨(23)는 8일 서울 필동 CJ인재원에서 기자와 만나 “막연히 뷰티업계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은 있었지만 꿈아 전까진 막상 취업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겁부터 났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 씨는 지난달 CJ올리브영에 입사해 서울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 매장 트레이너로 근무 중이다.

고 씨가 ‘K뷰티 성지’로 불리는 올리브영에 입사할 수 있었던 건 CJ나눔재단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꿈아 덕분이다.

CJ나눔재단은 18세에서 34세 이하 취약계층 청년들의 실질적인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2017년부터 꿈아를 운영하고 있다. 자립준비 청년, 다문화가정 학생, 기초생활수급 청년 등에 요리, 베이커리, 서비스매니저(식음/헬스&뷰티) 등 분야에 걸쳐 전문적인 직업교육과 함께 취업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해까지 꿈아를 통해 580명이 교육을 수료해 499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수료생 56명 중 50명이 취업했고, 그 중 34명은 올리브영과 CJ푸드빌·프레시웨이 등 CJ 계열사에 입사했다.


보육원에서 자란 고 씨는 어렸을 때 심한 피부염으로 고생하면서 화장품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한 달 용돈이 3만원에 불과했지만 틈틈이 모아 올리브영서 화장품을 사곤 했다”며 “앞으로 과거 저처럼 피부가 안 좋은 고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제품을 추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서울 한남동에 있는 파인다이닝 중식당 ‘쥬에’에서 조리사로 근무하고 있는 신국성 씨(24) 역시 꿈아를 통해 요리사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다문화가정 출신인 신 씨는 중학교 때부터 중식 요리사를 지망했지만 비자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신 씨가 보유한 F4(재외동포) 비자로는 주방보조원 등 취업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지난해 5월 법무부 규정이 바뀌면서 주방으로의 취업 길이 열렸다. 신 씨는 즉시 꿈아를 찾아 4개월에 걸쳐 요리 교육을 받았다. 교육 도중엔 강연을 위해 방문한 쥬에의 강건우 셰프로부터 발탁돼 CJ제일제당이 운영하는 쥬에 입사 기회도 얻었다. 꿈아 수료생이 CJ제일제당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 취업한 첫 사례였다.

신 씨는 “앞으로 저처럼 요리를 하고 싶은데 가정환경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