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 상반기 미국에서 역대 최다 차량 판매량을 기록했다. 중국산 차량들이 독주하는 중국시장과 달리 세계 모든 완성차 회사들이 모여 있는 미국에서 현대자동차의 질주가 올 들어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일 올 들어 6월까지 미국 시장 판매량을 공개했다. 현대차는 이 기간 미국에서 43만1344대의 차량을 팔았고, 기아는 38만6460대를 판매했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현대차는 1.3% 많아진 것이며, 기아는 2%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와 기아 합계 판매량은 81만7804대로 1년 전보다 0.3% 줄어 들었다.
현대차의 판매량은 상반기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수치다. 이전 최다 판매량은 지난해 상반기로 42만5847대였다. 이 같은 실적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차 판매가 호조를 보인 덕분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의 전기차는 올 상반기 1년 전보다 32.1% 늘어난 3만2491대를 팔렸고, 하이브리드카도 같은 기간 20.7% 증가한 5만7898대가 판매됐다. 친환경차 판매는 하반기까지 포함한 반기 기준 역대 최다 실적이다. 여기에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도 역대 상반기 기준 최다인 3만1821대를 팔았다.
기아도 1년 전보다 23% 감소한 3만5844대의 하이브리드카를 팔아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전기차를 같은 기간 112% 폭증한 2만9392대를 팔며 친환경차(6만5236대) 판매에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인기 차종은 역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었다. 현대차에선 투싼이 9만2146대가 팔리며 1위를 차지했고, 기아도 같은 급의 SUV인 스포티지가 7만9853대 팔리며 1위에 올랐다. 현대차의 싼타페(5만6622대)와 기아의 텔루라이드(5만3700대) 등 대형 SUV도 인기를 끌며 ‘SUV 명가’를 증명했다.
현대차와 기아 등 현대차그룹은 올 상반기 미국서 GM과 도요타, 포드 등에 이어 4위의 완성차 회사로 기록됐다.
특히 올 들어 미국시장서 질주를 이어가던 일본차들이 6월 판매가 주춤한 것이 특징이다. 도요타는 6월 19만3120대를 팔았는데, 이는 작년 6월보다 1.2%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그룹은 6월에 같은 기간 9.9% 많아진 14만5849대의 차를 미국서 팔며 분위기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 미국 조지아주에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완공된다”며 “연 30만대 규모의 생산량을 보인 만큼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하이브리드카의 높은 인기를 감안, HMGMA에서 팰리세이드나 투싼 싼타페 텔루라이드 스포티지 쏘렌토 등 인기 SUV의 하이브리드 모델도 혼류 생산할 것도 검토하고 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