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페이퍼와 유족 측이 장례 절차 등에 합의하면서 해당 업체에서 일을 하다 숨진 10대 청년의 장례가 22일 만에 치러진다.
7일 박영민 유족 측 노무사는 "임직원들이 회사 앞에 차려진 분향소에서 분향하는 등 사과하고 고인에 대한 예우를 갖췄다"며 "재발 방지 대책 등 사측이 책임질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책임지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주페이퍼 측도 "회사 관계자들이 장례식에 참석해 고인에 대한 애도와 함께 마지막 길을 배웅할 계획"이라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다시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관리에 온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양측 합의에 따라 지난 4일부터 이어오던 유족의 단식도 이날 종료했다.
앞선 지난달 16일 오전 9시22분께 전주페이퍼 3층 설비실에서 기계 점검을 하다가 A(19)씨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당시 6일가량 멈춰있던 기계를 점검하기 위해 홀로 설비실로 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유족은 종이 원료의 찌꺼기가 부패하면서 황화수소 등 유독가스가 발생할 수 있는 현장이었는데도 A씨가 혼자 작업을 하러 가 1시간가량 방치돼 사망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진상조사를 촉구하며 장례 절차를 미뤄왔다.
이에 회사는 사고 다음 날 고용노동부 등이 실시한 합동 조사에서 황화수소가 검출되지 않았고, 또 2인 1조가 필수인 업무가 아니라고 설명해왔다. 그러나 이날 오전 회사가 사고 현장에서 실시한 재조사에서 황화수소를 측정한 결과 4ppm이 검출됐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