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노동당이 14년 만에 정권을 되찾은 가운데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61·사진)가 총리로 공식 취임했다.
5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스타머 신임 총리는 찰스 3세 국왕 알현을 마친 뒤 관저인 런던 다우닝가 10번지로 이동해 총리로서 첫 연설을 진행했다. 스타머 총리는 "차기 정부를 구성하라는 국왕의 요청을 방금 수락했다"며 입을 열었다.
신임 총리는 먼저 전임자인 리시 수낵 영국 전 총리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스타머 총리는 "영국 최초의 아시아계 총리로서 수낵의 업적은 누구에게도 과소평가 되어선 안된다"고 논평했다.
이번 정권 교체에 대해선 "영국이 공공 서비스로의 전환과 변화를 위해 단호하게 투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국민과 정치인 사이에 커진 간극이 국민을 지치게 했다"며 "우리는 정치가 선의를 위한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리는 변화가 "스위치를 누르는 것처럼 간단하지는 않다"며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변화를 위한 작업은 즉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보건서비스(NHS)와 주택 가격 등을 언급하며 변화의 물결을 예고했다. 스타머는 "벽돌 하나하나 쌓아 기회 인프라를 재건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영국의 가장 큰 장점은 역사의 폭풍이 아무리 거세더라도 잔잔한 바다로 항해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며 "이러한 능력은 저처럼 안정과 중용을 지지하는 정치인에게 달려있다"며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고맙다는 인사를 건넨 뒤 다우닝가 10번지로 걸어 들어갔다.
앞서 버킹엄궁은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스타머 대표를 총리로 공식 임명했다고 밝혔다. 버킹엄궁은 "국왕께서 키어 스타머 대표를 접견하고 그에게 새로운 정부를 구성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스타머 총리는 노동 계층 가정에서 자란 인물이다. 정계에 뛰어들기 전까지 인권 변호사로 활동했다. 아내는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억만장자의 딸과 결혼한 전 골드만삭스 은행원 출신 수낵 전 총리와 대조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