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 대통령 NATO 회의 참석, 안보 방파제는 두터울수록 좋다

입력 2024-07-05 17:35
수정 2024-07-06 00:24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주 미국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3년 연속 참석하는 것은 의미가 크다. NATO 회원국 정상들과 양자회담을 하고, 인도태평양 파트너국(IP4·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정상들과도 별도 회담을 통해 외교 지평을 넓히는 중요한 일정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NATO와 우주, 사이버 등 11개 분야에서 ‘맞춤형 파트너십 프로그램(ITPP)’을 체결한 데 이어 이번엔 방위산업 등 다각도로 협력을 심화할 것이라고 한다. 세계 최대 안보 기구인 NATO를 포함, 자유 진영 결속이 중요한 이유는 한국을 둘러싼 안보 패러다임이 동북아에만 머물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연결되는 대변혁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신냉전을 촉발한 데 이어 북한과 사실상의 군사동맹을 맺었고, 첨단 안보 기술과 재래식 무기를 주고받으며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러시아는 북한과 ‘서방 통제 없는 루블화 결제 체계’까지 구축해 대북 제재 무력화를 꾀하고 있다. 이는 북한이 전 세계에 걸쳐 해킹과 밀무역을 통해 얻은 불법 자금을 세탁하는 길을 넓혀줘 핵·미사일 개발 저수지 역할을 하고 북한의 도발 야욕을 더 부추길 것이다. 서방 국가가 단합해 막아야 하는 이유다. 게다가 중국과 러시아 정상은 지난 3일 서방 세계에 대응한 독자적인 유라시아 협력 및 안보 체제 구축에 의기투합하면서 진영 간 대결을 더욱 가파르게 하고 있다.

그런 마당에 NATO가 기존 아시아태평양 파트너(AP4)에서 범위를 넓힌 개념인 IP4와 협력 확대를 위한 공동 문서를 처음 만드는 것도 고무적인 일이다. 그 자체만으로 북·중·러 밀착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다. 대서양과 인도태평양의 자유 진영 결속은 우리로서도 안보 네트워크를 촘촘하게 하고 외교 저변을 한층 넓힐 기회다. 윤 대통령의 정상회의 참석이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제재 무력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방파제를 구축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