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 자본성증권 발행 '러시'…롯데카드·한화생명 하반기 포문

입력 2024-07-05 15:16
이 기사는 07월 05일 15:1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 하반기 금융회사의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발행 작업이 분주하다. ‘빅 이슈어’인 은행·금융지주는 물론 보험·증권·카드·캐피탈 등의 발행작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개인 투자자 수요가 몰린 결과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가 올 하반기 금융권 공모 자본성증권(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발행의 포문을 열었다. 오는 8일 최대 2000억원어치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조달 금리는 연 5.4~5.9%로 잡았다. KB증권과 한양증권이 대표 주관사단을 맡았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번 롯데카드 신종자본증권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로 매겼다. 롯데카드는 올해 상반기에만 사모·공모시장에서 4000억원어치 신종자본증권 발행한 바 있다.

한화생명보험도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채비다. 오는 9일 최대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착수한다. 5년 뒤 콜옵션(조기 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도 붙었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주관사단에 참여했다.

올들어 금융권 자본성증권 발행 열기는 뜨겁다.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발행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재무지표를 개선하기 위한 취지다. 회사채와 달리 회계상 부채가 아니라 자본으로 인정된다는 점을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존에는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큰 은행과 금융지주들이 자본성증권 카드를 주로 활용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보험·증권·카드·캐피탈사 등이 자본성증권 발행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게 달라진 분위기다. KB국민카드가 카드사 최초로 공모채 시장에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보험·카드·증권·캐피탈사가 올해 상반기 찍은 자본성증권 규모는 3조3950억원에 달한다.

개인투자자 등 리테일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다는 점도 자본성증권 카드를 꺼내 드는 금융사들이 늘어난 배경이다. AA급 신용등급을 갖춘 은행·금융지주보다 신용도가 낮지만,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개인투자자들이 보험·증권·카드·캐피탈사 자본성증권 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자본성증권 발행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9년 발행한 자본성증권의 첫 콜옵션 만기가 도래한 여파로 풀이된다. 하반기 차환 발행을 준비해야 하는 보험·증권·카드·캐피탈 자본성증권 물량은 1조8800억원 규모에 달한다.

한 대형 증권사 회사채 발행 담당자는 "금융권 자본성증권 발행이 활발해지면서 DCM 업계에서도 주관사 영업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