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꼽히는 은행 요구불예금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늦어지고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늘어나면서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예금 포함)은 638조8317억원으로 전달보다 24조7262억원 증가했다. 요구불예금이 늘어나면서 투자처를 찾는 동안 자금을 잠시 맡겨두는 파킹통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붙는 파킹통장의 핵심은 금리와 한도다. SC제일은행이 출시한 파킹통장인 ‘SC제일 Hi통장’은 최고 연 4.0% 이자를 준다. 기본금리는 연 0.1%지만 신규 고객 등 조건을 맞추면 3.9%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신규 고객 대상 우대금리는 올해 말까지는 3.4%포인트를 적용하고, 내년부터는 잔액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잔액이 1억원 미만이면 2.4%포인트, 1억~3억원은 2.9%포인트, 3억원 초과 시 3.4%포인트 등이다. 고액을 예치할 수록 더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어 자산가에 유리한 파킹통장으로 꼽힌다. 타행 ATM 출금 수수료와 타행 자동이체 수수료 등도 면제된다.
하나은행이 지난 3월 선보인 파킹통장인 ‘달달 하나통장’은 판매 20만좌를 돌파하며 직장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급여이체를 하면 우대금리 1.9%포인트, 가입일로부터 1년간 1%포인트를 더해 최대 200만원까지 최고 연 3.0% 금리를 준다. 스타벅스·올리브영 등 매월 5000원 상당의 쿠폰을 12개월간 제공하는 점도 인기 이유로 꼽힌다.
요구불예금을 유치하려는 지방은행들도 고금리 파킹통장을 내놓고 있다. 경남은행 ‘BNK파킹통장’은 8월 말까지 신규 고객에게 0.7%포인트 우대금리를 3개월간 제공한다. 첫거래 고객이라면 기본금리 연 2.8%에 우대금리를 더해 최대 5000만원까지 연 3.5% 이자를 받을 수 있다. 광주은행도 최고 연 3.5% 금리를 주는 ‘365파킹통장’을 판매 중이다. 신규 고객은 1000만원 이하까지 기본금리 연 3%에 우대금리 0.5%포인트를 6개월간 받는다. 전북은행도 금액 한도없이 3개월간 0.6%포인트 우대금리를 더해 최고 연 3.4% 이자를 주는 ‘씨드모아 통장’을 내놨다.
저축은행들도 파킹통장 신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키움저축은행의 ‘더키움파킹통장’은 최고 연 2.0%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금리 구간은 △3000만원은 연 2.0%, △3000만원~5000만원 연 1.5% △5000만원부터 연 1.0% 등이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파킹통장과 정기예금을 결합한 ‘위비파킹플러스정기예금’을 선보였다. 1년 만기 정기예금으로 중도 해지 시에도 연 2.20% 기본금리를 준다. 만기 때는 우대금리 1.50%포인트를 더해 최고 연 3.70% 이자를 받을 수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