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서흥·두산퓨얼셀 흥행…하반기 회사채시장 ‘훈풍’

입력 2024-07-04 14:44
이 기사는 07월 04일 14:4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 상반기 회사채 시장의 흥행 기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신용등급 BBB급(BBB-~BBB+) 비우량 회사채부터 AA급(AA-~AA+) 우량 회사채까지 ‘완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수급 환경이 좋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DL이앤씨, 서흥, 두산퓨얼셀이 모두 목표 물량을 훌쩍 넘는 매수 주문을 받았다. 하반기 건설채 가늠자로 꼽힌 DL이앤씨의 흥행이 돋보인다. DL이앤씨는 2년물 600억원, 3년물 400억원 등 총 1000억원 규모로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2년물 5200억원, 3년물 2850억원 등 목표 물량 대비 약 8배의 매수주문이 접수됐다. 흥행에 성공하면서 발행 규모를 2000억원까지 늘리는 데 성공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속에서도 업계 최고 수준인 ‘AA-(안정적)’의 신용도를 확보한 게 흥행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2021년 이후 3년 만에 회사채 시장에 복귀한 서흥(신용등급 A-)도 ‘완판’에 성공했다. 서흥은 알약 캡슐과 건강기능식품 등을 만드는 회사다. 3년물로 300억원 모집에 1360억원의 주문을 확보했다. BBB급 비우량채인 두산퓨얼셀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두산퓨얼셀(BBB)은 회사채 총 400억원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2450억원의 주문을 받으면서 800억원으로 발행 규모를 늘렸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회사채 시장이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상반기부터 미뤄진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도래하고 있다는 게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들어 물가가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금리 인하론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회사채 금리도 내림세로 전환됐다. 지난 3일 3년물 ‘AA-’와 ‘BBB-’ 회사채 금리는 각각 연 3.624%, 연 9.713%에 마감했다. 지난달 초 3년물 ‘AA-’와 ‘BBB-’ 회사채 금리가 각각 연 3.853%, 연 9.996%인 것과 비교하면 약 0.2%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상반기 대비 하반기 회사채 공급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수급 환경 개선 요소로 꼽힌다. 여름휴가와 반기 검토 보고서 제출 등이 있는 7~8월은 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들이 줄어드는 편이다. 반면 시중 여유자금은 채권시장으로 꾸준히 투입 중이다. 머니마켓펀드(MMF) 잔고는 200조원대에 육박한 데다 개인들의 채권투자도 활성화되면서 회사채 투자 수요 기반은 견고한 상태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