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누명' 동탄경찰서, 실적 급급?…이준석이 공개한 자료 보니

입력 2024-07-04 11:45
수정 2024-07-04 13:28

20대 남성이 화성동탄경찰로부터 성범죄자로 몰렸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무리한 강압수사로 실적을 채우려고 했던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화성동탄경찰서의 성범죄 기소의견 송치율(송치율)이 관할 구역 내 인접한 다른 경찰서의 성범죄 송치율과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통계가 나왔다.

4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경기남부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23년 경기남부청 내 경찰서별 성범죄 기소의견 송치 현황'에 따르면 화성동탄경찰서의 지난해 송치율은 61.2%다. 화성동탄경찰서와 인접한 경찰서의 송치율은 용인동부경찰서 66.2%, 화성서부경찰서 65.2%, 수원남부경찰서 64.8%, 용인서부경찰서 64.3%, 오산경찰서 55.2% 등이었다.

화성동탄경찰서와 인접하지 않는 지역 경찰서의 통계는 해당 지역의 치안 상황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공개하지 않았다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이 통계를 공개하면서 "화성동탄경찰서와 관내 인접 경찰서의 송치율을 비교했을 때 특별한 통계적 이질성은 보이지 않는다"며 "조금 더 의미있는 통계들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의 핵심 지지층으로도 불리는 20~30대 남성들 사이에서는 이 의원이 소위 '동탄 성범죄 누명' 사건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 의원이 화성을 국회의원인 점, 이 사건이 20~30대 남성들이 특히 공분하는 '남성 무고'와 밀접하다는 점 등 때문이었다. 이 의원도 사건 발생 직후 이런 여론을 인식하고 있었지만,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었던 만큼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달 29일 한 유튜브에 출연해 "사건 발생 직후 해당 지역구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꼭 좀 알아보시라'고 알려줬다"며 "그냥 나서면 지역 의원의 경찰 외압이 될 수도 있는 건이라 조심스럽게 알아보고 있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후 해당 사건의 가해자로 몰린 20대 남성이 무혐의 처분되면서 화성동탄경찰서가 성범죄 등 과잉 실적을 위해 무리하게 수사를 벌인 게 아니냐는 일부 시민들의 빗발친 의혹 제기에도 '신중론'을 펼쳤다. 이 의원은 "화성동탄경찰서 5~6년 수사 통계 제출을 빨리 요구, 분석해 진짜 문제가 있으면 바로 잡아야 할 것"이라며 "동탄은 전부 아파트촌인 만큼, 범죄가 많을 수 없는 도시인데, 통계가 실제 더 높게 나온다 그러면 과잉 실적을 위한 움직임이 있었다는 것일 테니 빨리 해소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이 이날 경기남부경찰청 관내 경찰서별 송치율 자료를 공개한 것은 의혹 해소 과정의 첫 단추를 꿴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화성시에 거주하는 20대 남성은 지난달 23일 오후 5시 10분께 화성시 자신이 사는 아파트의 헬스장 옆 관리사무소 건물 내 여자 화장실에서 50대 여성이 용변을 보는 모습을 훔쳐보고 성적 행위를 한 혐의를 받았다. 하지만 결백을 주장한 이 남성은 결국 경찰로부터 무혐의 처분받았고, 그 과정에서 경찰의 반말 대응 및 강압 수사가 있었다고 밝혀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