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은 원료부터 배터리, 전기자동차로 이어지는 인도네시아식 일관생산 시스템을 다른 공장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공급망 관리와 생산 효율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인도네시아에 이은 다음 타자는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에 짓고 있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다. 올 4분기 완공 예정인 HMGMA는 전기차를 연 30만 대 생산할 수 있는 전기차 전용 공장이다. 그 옆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짓는 배터리셀 합작 공장이 들어선다. 완공 시점(내년 1월)과 생산 규모(연 30GWh, 전기차 30만 대 분량) 모두 HMGMA에 맞게 설계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같은 장소에서 제조한 배터리를 곧바로 전기차에 장착한다는 점에서 인도네시아 시스템과 비슷하다”며 “다만 배터리 원자재인 리튬은 다른 나라에서 조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MGMA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510㎞, 기아 조지아 공장과 420㎞ 거리에 있어 공급망 관리에 유리하다.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내재화 선언 이후 리튬 등 원자재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세계 2위 리튬 생산회사인 칠레 SQM과 수산화리튬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SQM은 연 4만t 수준인 수산화리튬 생산 능력을 내년까지 10만t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 1월엔 중국 간펑리튬 성신리튬과 각각 4년 기간의 수산화리튬 구매 계약을 맺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전쟁에서 승기를 잡으려면 저렴하고 성능 좋은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게 핵심이라고 판단한 것”이라며 “원료부터 배터리, 완성차로 이어지는 일관생산 시스템이 구현되면 현대차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