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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주요 국가의 국가 부채가 세계 경제 규모와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부채 증가세가 향후 몇 년 동안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선거의 해’를 맞아 각국 정치권이 지지율 하락을 염려하며 문제 해결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어서다. 정치인들이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며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금융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S&P글로벌은 2일(현지시간)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정부 부채 증가세가 향후 몇 년 동안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S&P는 “주요 7개국(G7) 정부가 선거철에 돌입한 상황”이라며 “(각국 정부가) 긴축 재정을 밀어붙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CNN도 “각국의 부채를 합하면 91조달러(약 12경6400조원)로, 세계 경제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라며 “코로나19를 거치며 크게 불어난 부채가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 국민들의 생활도 위협할 정도”라고 보도했다. CNN은 선거를 앞둔 각국 정치인들이 문제를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을 해결할 방안인 증세와 지출 감축 등의 방안을 유권자들과 논의하지 않고, 금융위기를 촉발할 수 있는 공약까지 내놓고 있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미국의 부채 문제가 시급한 것으로 거론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27일 “미국의 만성적인 재정 적자가 긴급하게 해결돼야 한다”며 “지속 불가능한 차입과 중국과의 경쟁이 세계 경제에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 연방 정부의 국가 부채는 지난 10년 동안 매해 늘며 천문학적 수준에 이르렀다. 미국 재무부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국가 부채 규모는 34조8400억달러(약 4경8470조원)에 달한다. 2024회계연도가 시작된 작년 10월 이후 지난달까지 8개월간 연방정부가 지출한 이자는 7280억달러(약 1013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총연방지출의 16% 수준이다. 월평균 이자 지급액은 910억달러(약 126조5600억원)에 이른다. 직전 달 대비 20억달러(약 2조7800억원)나 늘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