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실리콘 마스크로 변장한 남성이 절도 행각을 벌인 뒤 적발된 것을 계기로 현지에서 해당 제품을 판매를 제한하자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2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는 한 남성이 실리콘 마스크를 쓰고 노인인 것처럼 위장해 가정집을 침입했다. 이 남성은 총 4가구에서 10만위안(약 1900만원)어치가 넘는 금품을 훔쳤다. 경찰은 이튿날 용의자를 붙잡아 장물들을 모두 회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남성이 범행에 사용한 실리콘 마스크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특수 실리콘이나 이와 비슷한 물질로 만들어져 영화나 연극의 소품, 개인이 흉터를 가리기 위한 목적으로 주로 쓰인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해당 제품이 범죄자들의 위장용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사진을 바탕으로 제작된 맞춤형 마스크는 실제 사람 얼굴과 90% 이상 일치해 안면인식 시스템도 통과할 정도로 알려졌다. 가격은 보통 수십위안에서 수천위안이며, 고가 제품은 최대 2만5000위안(약 475만원)에 달한다. 이런 제품의 경우 제작 기간만 1개월씩 걸린다.
판매자들이 구매자 신원 정보나 사용 목적을 요구할 의무는 없다 보니, 실리콘 마스크 판매와 사용에 대한 엄격한 규제와 감독 요구가 커지는 상황이다.
베이징 한 로펌의 자오잔링 변호사는 "다른 사람 사진을 이용해 동의 없이 마스크를 만드는 것은 초상권 침해에 해당하지만, 흉터 가리기나 영화 소품 같은 합법적 용도에 따른 것이면 금지하는 것은 어렵다"며 결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감독을 강화하고 해당 물품 판매자를 엄격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