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분들에게 먼저"…성시경 '막걸리 논란'의 전말 [이슈+]

입력 2024-07-02 17:15
수정 2024-07-02 17:25


"세상에 공개되기 전 소중한 분들에게 먼저 선보이고자 보내드립니다."

지난해 가수 성시경은 직접 개발한 막걸리를 주변 지인들에게 보냈다. 제품을 출시하기 전 테스트용 제품을 전달하며 맛에 대한 피드백을 얻고자 함이었다.

해당 시제품에는 손글씨 라벨을 붙였다. "받으신 상품은 내년에 출시될 인공감미료 무첨가 12% 탁주입니다", "좋아하는 사람들, 맛있는 음식과 함께 드시고 솔직한 말씀 부탁드린다" 등의 문구를 적은 라벨이었다.

성시경은 연예계 대표 주당으로 알려져 있다. 유튜브 콘텐츠 '먹을텐데'에서도 그는 전국의 숨은 맛집에서 음식을 맛있게 먹으며 술을 한 잔 곁들이는 모습으로 인기를 얻었다. '음식과 술에 진심인 가수'라는 것은 팬이 아니더라도 익히 아는 사실이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출시하는 제품인 만큼 주변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신경을 기울여 왔다는 후문이다.

제품 출시 전 유튜브 채널 '만날텐데'에서도 배우 하정우에게 시음을 권하며 "첨가제 없다. 쌀, 누룩, 물만 있다. 지금도 계속 (막걸리 맛을) 바꾸고 있다"고 언급했던 바다. "우리나라에 없는 맛"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좋은 뜻으로 진행했던 테스트가 발목을 붙잡았다. 해당 시제품 라벨에 제품명, 내용량, 제조원, 품목제조번호 정보가 누락돼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행정 처분을 받은 것. 당시 성시경은 신동엽, 문천식, 규현, 유세윤 등과 테스트용 술을 나눴고, 해당 제품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올라오기도 했다.

이후 라벨 표기와 관련해 민원이 제기되면서 '한 달간 제품 생산 금지'라는 식약처 처분을 받게 됐다. 테스트 단계의 샘플 제품이라 할지라도 라벨에 관련 정보 등 모든 표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품 상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성시경은 해당 사실을 즉각 알리고 사과했다. 그는 "'경탁주' 출시 전 술이 나온다는 신나는 마음에 맛에 대해 조언도 얻을 겸 주변 사람들에게 한번 맛봐주십사 테스트용 술을 나누어 마셨다"면서 "지인들과 나눠 마시는 술이라 하더라도 행정적인 부분 등 세심한 부분들을 먼저 챙겼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제 무지에서 비롯된 불찰"이라고 전했다.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는 한 달을 재정비의 시간을 갖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성시경은 "이번 기회에 미흡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더욱 세심히 확인하고 시정할 것"이라면서 제품 증량과 구매 사이트 개편 계획을 전했다. 이 역시 "'품절 대란'으로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다"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좋은 의도로 시작한 일로 부메랑을 맞은 상황임에도 오히려 실수를 인정하고 발전의 기회로 삼겠다는 뜻을 전한 만큼 '사업가 성시경'의 다음 발걸음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성시경의 막걸리 브랜드 '경탁주 12도'는 '2024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우리술 탁주 생막걸리 전통주류부문 대상에 선정됐다. 이 술은 국내산 쌀 100% 사용으로 쌀 함유량이 46.23%인 고도수 탁주다. 성시경의 주류 브랜드 '경(?)'은 향후 탁주뿐만 아니라 다양한 주종의 추가 상품들을 개발 중에 있어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