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체들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구독 상품을 재편하고 있다. OTT 2종을 요금제 하나로 합치거나, 한국에서 접하기 어려운 영상 콘텐츠를 구독 상품에 추가하는 등 최근 OTT 요금 인상으로 부담이 커진 소비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8일 구독 서비스 플랫폼인 ‘T우주’에서 OTT 구독 상품인 ‘우주패스 넷플릭스’ 4종을 출시했다. 이들 상품은 웨이브에 넷플릭스 광고형·스탠다드·프리미엄 요금제 중 하나를 결합한 게 특징이다. 웨이브와 넷플릭스 광고형 요금제를 합친 상품 가격은 월 1만2000원이다. 두 OTT를 각각 이용할 때보다 10% 저렴하다. 넷플릭스 프리미엄 요금제를 합친 경우에는 6% 할인한 월 2만3400원이다.
할인 이벤트도 진행한다. 다음 달 31일까지 T우주 웹사이트에서 쿠폰을 내려받은 이용자는 웨이브와 넷플릭스 광고형 요금제를 결합한 상품에 가입하면 각각 구독했을 때보다 25% 저렴한 월 9900원에 2개월 간 이용할 수 있다. 웨이브 요금제를 ‘콘텐츠 팩’에서 ‘콘텐츠 팩 플러스’로 업그레이드해주는 이벤트도 동시 진행된다. 콘텐츠 팩은 1인 시청이 가능하지만 콘텐츠 팩 플러스는 모바일 기기, PC, TV 등에서 2인 동시 시청이 가능하다.
LG유플러스도 지난달 27일 OTT 구독 상품인 ‘유플레이’를 선보였다. 유플레이는 IPTV 서비스인 유플러스티비를 통해 영화, 해외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7만여 편을 제공한다. 미국 CBS와 아마존프라임비디오, 일본 와우와우, 스웨덴 비아플레이 등 국내 시청이 쉽지 않은 해외 OTT 콘텐츠도 공급한다. LG유플러스는 1년 약정 가입 시 요금의 40%를 깎아주는 행사도 기획했다.
통신업계의 구독 상품 출시는 OTT 업계의 요금 인상 행렬과도 맞닿아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 계정 공유를 금지하면서 가격 인상 효과를 냈다. 같은 달 디즈니도 OTT 요금을 월 9900원에서 1만3900원으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12월엔 유튜브 프리미엄이 월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쿠팡이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각각 요금을 올렸다. 통신사들도 OTT 구독 상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요금 인상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을 붙잡고자 통신사들이 택한 무기는 부가 상품 결합이다. SK텔레콤의 구독 브랜드인 ‘우주패스’는 기존 가격보다 1000원 저렴한 월 1만3900원에 유튜브 프리미엄을 공급하면서 추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3000원 상당의 카카오웹툰 캐시, 메가MGC커피 무료 쿠폰 2장,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교환권 1장 등 혜택 7종 중 하나를 이용자가 고르면 된다. 1000원을 더 내면 아마존 무료배송, 11번가 등에서 쓸 수 있는 무료 쿠폰 등을 얻을 수 있다.
KT는 티빙이나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독하는 경우 스타벅스 커피 1잔을 매월 추가 제공하는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유튜브, 디즈니 구독 이용자에게 추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파리바게뜨, 메가커피 등 식음료 분야, 올리브영, 요기요 등 생활·편의 분야, 스토리텔 등 도서 분야에서 혜택 하나를 이용자가 고르는 방식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