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대원 급식에 말문 막힌 백종원…"죄송하고 찡하다"

입력 2024-07-01 09:58
수정 2024-07-01 10:56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소방대원들의 식단을 보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백종원은 지난달 30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백패커2'에서 화재 출동 건수가 가장 많아 '전국에서 가장 바쁜 소방서'로 알려진 경기도 화성소방서를 찾아 소방대원 110명에게 음식을 대접했다.

지난달 24일 사망자 23명이 발생한 경기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때도 이 소방서 소속 소방관들이 현장에 출동했다.

이날 방송에서 백종원은 '식어도 맛있는 보양식'을 의뢰받았다. 소방관들은 한 번 출동하면 언제 복귀할지 기약이 없는 데다, 식사 중에도 출동 알림음이 울리면 먹던 걸 내려놓고 출동해서다.

조리에 앞서 사전 점검차 화성소방서 구내식당을 둘러보던 백종원은 벽에 붙어있는 주간 식단표를 확인한 뒤 "(조리사에게) 죄송하면서도 찡하다"라며 "여기는 식단이 일반 급식 식단"이라고 말했다.

방송에 나온 지난 식단표에 따르면 5월 29일 수요일 중식(점심) 메뉴는 닭고구마조림에 혼합 잡곡밥, 오징어 뭇국, 계란찜, 콩나물김가루무침, 포기김치 등이었다. 방송은 자막을 통해 "활동량이 많은 소방대원이 먹기엔 다소 일반적인 식단"이라고 설명했다.

백종원은 "사실 이런 분(소방대원)들은 좀 더 드셔야 하는데 급식비 책정이 약하냐"고 영양사에게 물었고, 영양사는 "대원들의 급식비가 (나라에서) 나오는데 한 끼 4000원"이라고 답했다. 이를 들은 백종원은 "더 올려야 한다. 보조는 안 되나"라고 재차 물었다. 그러자 "보조는 따로 안 된다"는 답이 돌아왔다.

사전 점검을 마치고 취재진 앞에 따로 선 백종원은 "급식이 너무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반급식이라는 건 사실 점심만 먹고 아침·저녁은 집에서 먹을 수 있는 사람들의 일반 급식"이라며 "여기처럼 노동강도가 센 분들이 먹기엔 (부족하다). 이런 건 보조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방송에서 백종원은 소방관들에게 장어구이, 들깨삼계탕, 파김치, 인삼을 넣은 약밥을 만들어 대접했다. 소방관들은 장어가 나온 급식은 처음이라며 맛있게 식사를 마쳤다.

소방관들의 한 끼 급식 단가가 낮다는 점은 과거 국회에서도 지적된 적 있다. 2020년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이 확보한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당시 전국 소방관의 한 끼 평균단가는 4187원이었다. 지자체별로 소방관들의 급식단가가 최대 4310원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지역은 3500원이었다.

당시 소방관 급식 단가는 6000원이던 서울시 결식아동 급식단가보다 낮아 논란이 된 바 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