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분양은 침체…준공 후 미분양 쌓여 청약 경쟁률도 '뚝'

입력 2024-06-30 17:35
수정 2024-07-01 00:35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청약시장 향방을 가를 변수로 ‘미분양 문제’를 꼽는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이 전국적으로 쌓이는 데다 서울과 지방 간 분양시장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어서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2129가구로 4월(7만1997가구)보다 0.2% 증가했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만3230가구로, 전월(1만2968가구) 대비 2% 늘었다. 10개월 연속 증가세다.

서울은 공급 연기에 따른 분양 물량 감소로 청약 경쟁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정보 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일반분양 642가구 청약에 1순위에서 10만7271명이 신청했다. 지난해 상반기(51 대 1)와 하반기(58 대 1)보다 3배 가까이 치열해진 모습이다.

반면 지방 분양시장은 조용했다. 올해 상반기 비수도권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6.3 대 1에 불과했다. 그사이 미분양 물량은 더욱 쌓이고 있다. 국토부 조사 결과 5월 기준 지방 미분양 물량은 5만7368가구로 전국 물량의 79.6%를 차지했다.

정보 업체 부동산인포 따르면 올 3분기 서울 지역 내 일반분양 예정 물량은 1587가구로, 2분기(1423가구)보다 160여 가구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지방에서는 다음달에만 총 15개 단지에서 1만3764가구(일반 1만2452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서울과 지방 청약시장 간 경쟁률 차이가 커지는 이유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연구소장은 “서울 아파트를 사려는 원정 투자자가 많지만 서울에서 지방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수요는 드물다”며 “지방 시장 회복을 위한 5년 양도소득세 감면 등 파격적 정책이 나오지 않는 한 지방 분양시장 침체기는 길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건설 원가 상승에 따른 고분양가 논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해결 여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 내 조합원 분담금 상승 등은 당분간 분양시장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소가 될 것이란 의견이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하철 건설과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등 입지 여건이 좋거나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 상한제 단지는 어느 때보다 청약 열기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